삼성·하이닉스 주가 급락에 슈퍼사이클도 꺾일까

장우진 2024. 8. 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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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동 사태와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인공지능(AI) 투자 위축 우려 등에 주가가 10%가량 폭락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 동력이 약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오던 감산 기조를 아직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HBM의 경우 내년까지 물량이 사실상 '솔드 아웃'(품절)될 만큼 공급부족 상황인 점을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후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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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투자 위축 우려에 하락
기업, 장기화땐 영향 우려 촉각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반도체 생산라인.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동 사태와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인공지능(AI) 투자 위축 우려 등에 주가가 10%가량 폭락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 동력이 약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른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글로벌 주가 폭락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의 수요를 위축시키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2년치 안팎의 HBM 수주 물량을 확보해 놓고 있는데다, D램 등 기존 메모리반도체의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표적인 경기 연동 제품인 반도체 역시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업계에서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5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5일 전일보다 10.30% 하락한 7만1400원, SK하이닉스는 9.87% 내린 15만61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요 종목이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특히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더 크게 떨어졌다.

이는 미국의 실업률 급증 등 경기침체 우려에 이란 발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2거래일 동안 12%가량 떨어졌고, 이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여기에 최근 엔비디아가 차세대 칩인 '블랙웰' 출시가 당초 예정보다 최소 3개월 늦춰질 것이란 미 현지 보도가 나온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이다. 미국의 실업률 급증으로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를 미룰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세계경제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만큼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재연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재작년 말부터 작년까지 이어졌던 대규모 적자는 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오던 감산 기조를 아직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HBM의 경우 내년까지 물량이 사실상 '솔드 아웃'(품절)될 만큼 공급부족 상황인 점을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후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달 31일 가진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업데이트된 생산·판매 계획을 보면 올해 HBM 비트 생산과 고객 협의 완료 물량은 전년 대비 4배 이상 확보했다"며 "내년에도 캐파(생산 능력) 확보를 목표로 올해 대비 2배를 넘어서는 비트 공급량 확대를 계획 중"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HBM 생산 확대를 위해 기존 D램 설비를 전환하면서 메모리 공급 물량이 자연 조절되고 있는 점 역시 단기간 내 공급과잉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DDR5 16Gb D램 현물 가격은 5.10달러로 연초(4.25달러) 대비 17%, 한 달여 전인 6월20일(4.83달러)보다는 6% 이상 각각 올랐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이날 주식시장은 반도체 업종 뿐 아니라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았다"며 "외부 리스크일뿐 반도체 업종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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