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85> ‘원영적 사고’에 관하여

방호정 작가 2024. 8. 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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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적 사고'가 유행이다.

어릴 적 읽던 '논리야 놀자'에서 본 듯도 하겠지만, 여기서 '원영'은 지난 3일 미국 초대형 음악축제 '롤라팔루자 시카고(Lollapalooza Chicago)'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세계적 걸그룹 아이브의 인기 멤버 장원영이다.

'원영적 사고'의 시초가 된 장원영의 발언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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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럭키비키’ 잖아!

‘원영적 사고’가 유행이다. 어릴 적 읽던 ‘논리야 놀자’에서 본 듯도 하겠지만, 여기서 ‘원영’은 지난 3일 미국 초대형 음악축제 ‘롤라팔루자 시카고(Lollapalooza Chicago)’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세계적 걸그룹 아이브의 인기 멤버 장원영이다.

인기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


장원영은 장기집권 중이던 뽀로로를 끌어내리고 ‘초통령’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초등학생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다. 인기가 많은 만큼 시기·질투·화풀이하는 이도 많을 것이다. 가뜩이나 ‘혐오’가 인기 컨텐츠가 되는 시대니, 화낼 대상을 찾느라 혈안이 된 이들에겐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사랑받는 인기 연예인만큼 쉽게 눈에 띄는 존재도 드물 것이다.

‘원영적 사고’의 시초가 된 장원영의 발언은 이렇다. “빵을 사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바로 내 앞에 손님이 남은 빵을 몽땅 사버린 거야. 갓 구운 새 빵을 먹을 수 있으니,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나의 편이야. 완전 럭키비키잖아!”

긍정적인 마인드가 기준치를 넘어 살짝 광기가 느껴질 정도다. 삶의 다사다난한 모든 순간을 강제적으로 행운으로 바꿔버리는 사고방식이 다양하게 변주돼 밈이 됐다. ‘럭키비키’의 ‘비키’는 장원영의 영어이름으로 라임을 살리며, 장원영의 남다른 자존감이 느껴진다. 오랫동안 세뇌하듯 강조돼 온 ‘긍정적 태도’에 나도 모르게 알레르기 비슷한 거부감을 가진 편이었지만 ‘원영적 사고’는 긍정을 넘어선 초긍정 경지에 이르자 묘하게 중독되는 맛이다. 마냥 무책임한 ‘그저 긍정’이 아니라 디테일까지 더해지니 오히려 설득력을 가진다. ‘스웩(SWAG)’까지 느껴지고. 밈으로 쓰일 만큼 재미도 있다.

실생활에서도 꽤 유용할 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활용하며 연습하는 중이다. ‘에어컨이 고장나버렸는데 돈 내고 사우나 갈 필요 없이 방안에서 한증막을 체험할 수 있다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좀 더 극단적인 상황도 상상해 보자. 거대한 혜성이 혜성처럼 나타나 지구와 충돌하기 직전이다. ‘작별인사는 해도 해도 어렵고 적응이 안 되던데, 이젠 더 이상 일일이 작별인사 안 해도 되잖아. 역시 행운은 내 편이야. 완전 럭키비키잖아!’ 조금만 더 연구와 연습을 거듭하면 꽤 자연스러워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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