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하지정맥류, 비수술 주사요법으로 치료를

오광수 선임기자 2024. 8. 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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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생활습관 등 원인 재발

- 수술 3~5년 뒤 발현…검진 중요
-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 각광
- 마취·절개 없어 인체 부담 줄여

하지정맥류는 인간의 직립보행으로 유발된 만큼 긴 역사를 지닌 질병이다. 그러나 하지정맥류는 가볍게 넘길 질환도 아니다. 정적인 생활을 하면서 다리 정맥 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 환자는 2018년 18만4239명에서 2022년 25만5033명으로, 4년 새 40%나 증가했다.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의원 김병준 대표원장이 비수술적 주사치료인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의원 제공


하지정맥류 발병 환자가 늘어나면서 재발성 하지정맥류 역시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하지정맥류는 중·장년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평균 수명이 크게 연장된 만큼 치료 이후 다리에 무리를 가하는 생활을 지속해 재발하는 사례가 잦다.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의원 김병준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재발성 하지정맥류의 원인과 치료법 등에 관해 알아본다.

▮ 제대로 치료해도 재발 가능성 커


예전에는 하지정맥류 재발의 원인을 주로 부정확한 진단과 치료에서 찾았다. 그러나 하지정맥류 치료에 대한 임상데이터와 연구가 늘어나면서 하지정맥류는 제대로 된 치료 이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물론 모든 환자에 재발성 하지정맥류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치료한 혈관이 재개통되거나 치료 부위에서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는 경우, 그리고 치료 당시에는 정상적이던 혈관과 관통정맥이 손상되면서 새로운 역류가 발생해 하지정맥류가 재발할 수 있다. 특히 하지정맥류 가족력이 있어 선천적으로 혈관이 약한 경우, 치료 후에도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는 직업환경을 가진 경우, 치료 후에도 다리를 압박하는 생활습관을 가진 경우 재발 가능성이 커진다.

2022년 유럽임상진료지침에 의하면 재발성 하지정맥류는 치료 후 1∼2년은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3년에서 5년 정도 지난 뒤 환자가 느낄 수 있는 다리 불편감과 통증으로 발현되는 사례가 많다.

하지정맥류가 재발하면 맨 처음 시행한 치료보다 고난도의 시술이 요구된다. 재발성 하지정맥류는 잔가지 형태로 발달하므로 더욱 면밀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또 재발의 주요 원인이 되는 관통정맥의 위치와 주행 방향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과거 수술 부위의 흉터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재발성 하지정맥류는 기존 수술 부위에 또 다시 광범위한 절개 수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재발 가능성 추적, 정기검진 중요

오랜 기간 재수술 클리닉을 해온 김병준 대표원장이 추천하는 치료법은 마취나 절개 없이 외래에서도 가능한, 비수술적 주사요법인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UGFS)’이다. 초음파를 보면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원인혈관과 병적인 혈관에 거품 형태의 혈관경화제를 주사해 혈관을 폐쇄하는 방법이다. 혈관의 굵기에 따라 미세하게 약물의 양과 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잔가지 형태로 확장된 하지정맥류 재발 치료에 적합하다.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은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재발성 정맥류뿐만 아니라 정맥성 궤양, 정맥 기형, 고령, 기저질환자 등에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치료법이다. 재수술 환자의 인체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치료할 수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역시 의료기술 재평가보고서에서 이 치료법을 “기존 방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하지정맥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평가했다.

하지정맥류 재발을 막으려면 치료 이후에도 재발 가능성을 추적하기 위한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검진을 통해 비정상적인 혈관의 흐름이 관찰되면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이때는 혈관이 병적으로 악화하기 이전이므로 더욱 간단한 치료로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김병준 원장은 “하지정맥류 재발을 경험한 경우 치료에 대한 회의감과 재발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하지정맥류는 한 번 발병 시 자연적으로 낫지 않고 계속 악화하며 심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제때 자신에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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