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예술은 왜 배고픈가…젊은 예술가들을 향한 뜨거운 조언

송재윤 작가 2024. 8. 5.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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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대학에서 예술 전공이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서, 예술가를 꿈꾸는 젊은 청춘들이 넘쳐나는 추세인데요.


하지만 공급에 비해 한정된 예술 소비 시장의 장벽에 부딪혀, 진로를 고민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신간 '어쩌다 예술을 해서'의 저자 김태희 작가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김태희 작가 

안녕하세요.


이상미 앵커 

어쩌다 예술을 위해서 제목부터 의미심장한데 이 책을 쓰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태희 작가 

이 책은 현재 과잉 공급되어지면서 어려운 생계와 또 정서의 불안정을 맞닥뜨려 있는 20대에서 40대의 젊은 예술가들에 관한 책입니다.


저도 예술가의 시기를 지나오면서 또 예술가들이 가지는 여러 문제들을 보기도 하면서 이 지필의 필요성을 갖게 된 책인데요.


돈을 잘 못 벌어서 생계의 영역에서부터 힘들다라는 것에서부터 또 예술가들이 가지는 생활, 습관의 문제, 인간관계 문제 그리고 다양한 향후 AI 기술 시대의 성장에 압도당하지 않고 어떻게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까지 담고 있습니다.


이상미 앵커

실제 대학에서 예술을 전공한 뒤에 직업으로 연계가 되는 비율은 어느 정도 될까요?


김태희 작가 

이것은 예술을 떠나서 전체 대학 졸업자들이 자기 전공대로 직업을 가지는 비율은 전체 한 20% 내외로 보고 있습니다.


정치학과를 나왔다고 해서 정치계로 가거나 경제를 전공했다고 해서 다 경제에 관련한 업무를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다만 예술가는 재능에 따라서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전공을 정하고 또 오랜 기간 훈련되어지는 영역이다 보니 오히려 타 전공에 비해서는 직업적 즉 예술가로 사는 비율이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상미 앵커

예술은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가 심한 분야로도 꼽힙니다.


특히 젊은 예술가의 공급이 늘어난 이유가 있을까요?


김태희 작가 

특히 지난 20년간 전국의 예술대학 예술학과에서 수많은 예술가가 쏟아져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회 환경적인 요인들이 함께 있겠지만, 원인 중 하나로는 1996년 '대학설립 준칙주의'에 따라서 사립대학이 이제 전국에 우후죽순 생기게 된 겁니다.


그 결과 현재 우리나라 전체 대학의 85%가 사립대인데요.


문제는 당시 미디어에서 예술계와 그리고 대중 예술인을 굉장히 좀 크게 조명하였고 그러면서 또 사립대마다 엄청난 예술학과들을 일종의 경제성을 위해서 만들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기술 위주의 전문대학에서도 미술, 미용, 제빵 전공 등과 함께 이어진 것이 실용음악과 연극영화과 혹은 디자인과 같은 예술 관련 학과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현상들이 바로 그 예술계의 공급을 부추겼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이상미 앵커 

2021년도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가 1년 평균 수입이 695만 원입니다.


소득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고 또 예술을 전업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서 투잡, 쓰리잡 이렇게 병행하는 경우들도 많은데요.


근본적인 원인은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김태희 작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예술가라는 공급은 이렇게 대학에서 쏟아져 나왔는데 그에 비해서 예술가가 활동할 수 있는 예술 시장은 좀 다른 형편입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대학로가 그만큼 커졌는가, 우리는 그만큼 작품 미술 작품을 사고 무용공연이나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가는가 한다면 사실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ott라든가 유튜브 크리에이터 시장이라든가 대중 예술에서 케이팝과 같은 영역들이 크게 성장한 건 맞지만 이런 대중예술 기초 예술 전체를 포함한다 하더라도 수요에 비해서 공급인 그리고 이 환경에 비해서는 예술가가 훨씬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기의 예술 활동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는, 즉 생계가 유지되지 않는 비율이 약 40%가 넘고요.


그러다 보니 예술강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르바이트로 투잡, 쓰리잡을 뛰고 있는 것이 현재 젊은 예술가들의 현실인 겁니다.


이상미 앵커 

그렇다면 예술가들의 안정적인 활동을 위해서 산업 구조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김태희 작가 

산업구조와 함께 또 우리의 예술가를 생산해내는 이 교육의 구조가 반드시 함께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영국에서는 약 10여 년 전부터 일부 예술대학에서부터 예술적 기능과 기술만 가르치는 것 외에도 예술 교육가로 정책가로 마을 활동가로 살아가는 그런 역량을 함께 이 예술가들의 필수 전공에 넣어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연주자로 모두가 댄서로 모두가 성공된 화가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가지고 있는 그 소중한 재능을 보다 사회와 국가와 그리고 학교와 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함께 키워주는 것입니다.


이상미 앵커 

젊은 예술가들의 자립을 위해서 책에서는 어떤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까?


김태희 작가

이렇게 교육과 산업 구조가 빠르게 바뀌기는 좀 어려운 만큼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젊은 예술가 개개인들이 빠르게 변화에 익숙해져 가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서 예술가들이 우선 이렇게 과잉 공급되어진 이 레드오션의 상황을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그래서 더 이상 나만의 책임이나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그런 자책감을 좀 덜어내기를 바랍니다.


또 연구를 통해서 나타난 예술가들의 불안 불면 부정적인 습관, 또 중독 같은 것에 대한 취약성들이 예술가들의 어떤 직업적인 특성과도 연관되어져 있는 연구들이 많다라는 것을 인지하고 이 다음 단계로 그리고 공동의 이야기로 공동의 담론으로 조금 더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예술만 신성하고 예술만 대단한 일이 아니라 모든 노동은 신성하기 때문에 만약에 내가 예술만으로 생계가 유지되지 않는다라고 한다면 그 생계 위협을 받거나 굶어 죽을 정도로 내가 우울해지는 대신에 여러 직업에 함께 노동에 헌신하는 것 또한 타협 없는 예술 활동을 위해서 괜찮을 수 있다, 이렇게 예술가들에게 격려와 위로와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이상미 앵커

마지막으로 이 불안한 젊은 예술가들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지 좀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태희 작가

우선은 결국에는 이 일을 정말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할 때 그 일에 대한 창의력 그리고 부정적인 상황과 부정적인 사고를 견딜 수 있어 힘이 생길 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너무 이른 시기에 부나 명예를 조명하는 어떤 매체 그리고 사회 분위기에 우리 예술가들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예술가의 일은 결국 농부의 일과 같아서 이 청년의 시기는 그렇다면 거두는 시기가 아니라 뿌리는 시기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 지루하고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누군가 빨리 성공하는데 나는 잘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씨 뿌리는 시기라고 충분히 격려를 드리고 싶고요.


마지막으로 다시 곳곳에서 우리 외로운 예술가들의 살롱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정치는 광장에서 큰 곳에서 큰 소리가 큰 목소리로 열리지만 담론은 다리 주변에 이런 살롱들에서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EBS 뉴스브릿지처럼 사방으로 이어진 다양한 담론들이 곳곳에서 예술가들을 통해 펼쳐질 때, 이 예술가들의 외롭고 어려운 젊음의 시기를 이겨낼 힘이 반드시 생겨날 것이라고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상미 앵커 

청년의 시계는 열매를 맺기보다 씨를 뿌리는 시기라고 하셨습니다.


언젠가는 나만의 열매를 맺는 순간이 분명히 올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 젊은 예술가들에게 많은 공감과 격려를 보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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