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銀메달 러시아 중립선수 “정치 질문 사절합니다”[파리 올림픽]

‘2024 파리올림픽’에서 러시아 출신 ‘개인중립선수’로 처음으로 메달을 목에 건 테니스 여자복식 선수가 인터뷰에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질문을 거절했다.

러시아 출신 개인중립선수 미라 안드레예바(17)와 디아나 슈나이더(20)는 4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 테니스 여자복식 결승에서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러시아 스포츠매체 스포츠24에 따르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슈나이더는 과거 SNS에서 러시아군을 옹호하는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것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슈나이더는 DLDP EOGO “정치 외 다른 질문도 있나요? 저는 테니스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려고 왔습니다”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조치로 파리올림픽 출전은 금지가 됐지만, 국가대표가 아닌 ‘개인중립선수’ 자격으로 일부 출전을 허용했다.

개인중립선수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해서는 안 되며 러시아·벨라루스의 국명, 국기, 국가 등도 사용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안드레예바와 슈나이더는 러시아 표식이 흰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들의 은메달이 개인중립선수로 출전한 러시아 선수의 이번 올림픽 유일한 메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때문에 올림픽을 현장 취재한 러시아 취재진은 안드레예바·슈나이더 결승전 현장에서 응원전을 펼쳤고 경기 후에는 이들에게 파리 디즈니랜드 입장권과 아이스크림을 선물하기도 했다고 스포츠24는 전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테니스 여자복식 금메달, ‘2020 도쿄올림픽’ 은메달을 거둔 러시아의 엘레나 베스니나는 “우리 소녀들이 자랑스럽다”며 “그들은 진정한 영웅들”이라고 말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