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묵하던 북한 여자복싱 영웅…경기 전 임애지 찾아가 던진 한마디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4. 8. 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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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복싱 영웅' 방철미가 한국 임애지에게 경기 전 "파이팅 해라"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전에서 져 동메달을 확정한 임애지는 방철미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앞서 임애지와 방철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싱 54㎏급 16강전에서 대결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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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복싱 영웅’ 방철미, 임애지에 “파이팅”
경기 앞두고 선수촌에서 안부
남북 선수 간 첫 소통 사례

◆ 2024 파리올림픽 ◆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북한 방철미가 중국 창위안과의 경기를 마치고 땀을 닦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북한의 ‘복싱 영웅’ 방철미가 한국 임애지에게 경기 전 “파이팅 해라”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에서 철저히 침묵을 지키는 북한 선수단이 취재진, 관중들의 시선이 쏠리지 않는 곳에선 안부를 묻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전에서 져 동메달을 확정한 임애지는 방철미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임애지는 “선수촌 웨이트장에서 방철미 선수를 만났더니 나한테 ‘파이팅 해라’고 하더라”며 “나도 같이 힘내라고 했다. 결승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둘 다 져버렸다”고 말했다.

같은 54㎏급인 방철미 역시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다만 이날 먼저 창위안(중국)에게 판정패해 동메달을 얻었다.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한국 임예지가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만약 준결승전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승리했다면 결승에서 금메달을 놓고 다툴 뻔했다.

앞서 임애지와 방철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싱 54㎏급 16강전에서 대결을 벌였다. 당시에는 임애지가 패했고, 방철미는 결승까지 올라가 창위안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애지는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만났을 때 방철미 선수는 체중을 늘리고, 나는 체급을 내린 상황이었다”며 “같은 체급 선수끼리는 대화를 잘 나누지 않는데, 원래는 다른 체급이다 보니 조금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서 “경기가 끝나고 나서 나한테 ‘수고했다. 많이 늘었더라’고 했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며 “속으로는 ‘내가 졌는데 늘었다니’라고 생각했던 게 기억난다”고 전했다.

임애지와 방철미는 7일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릴 여자 54㎏급 결승전이 끝난 뒤 메달 세리머니에서 같은 3위 단상에 나란히 서게 됐다.

임애지는 “이번 대회 내 슬로건은 ‘파리 하늘에 태극기’였다”며 “방철미가 먼저 치른 준결승에서 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조건 나는 이겨서 시상대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었다”고 했다.

또 “(나도 준결승에서 져서) 시상대에서 나란히 있지 않았으면 제발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그렇게 이기고 싶었는데, 내가 원하는 그림이 안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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