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턱턱 땀은 줄줄 ‘한증막 일터’…“사명감으로 버팁니다”

김민정 기자 2024. 8. 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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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잠시만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요즘 재난급 폭염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이들이 있다.

국제신문 취재진은 5일 일터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묵묵히 일하는 시민을 만났다.

박 씨는 "백화점 측에서 냉방기를 설치해 줘 그나마 견딜 만하다"면서도 "하지만 차량 정체나 주차요금 납부 안내 등을 위해 계속해서 움직일 때는 옷이 금방 땀에 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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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더위와 싸우는 야외 노동자들

- 주차요원 냉방기 의지하며 고된 업무
- 교통경찰 교차로 한가운데서 구슬땀
- 해수욕장 관리 환경미화·시설관리원
- 부산 대표 관광명소 위해 묵묵히 최선

밖에 잠시만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요즘 재난급 폭염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이들이 있다. 국제신문 취재진은 5일 일터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묵묵히 일하는 시민을 만났다.

부산지역 최고기온이 35.7도(강서구 기준)를 기록한 5일 모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주차요원이 땀을 흘리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또다른 주차요원이 이동식 냉방기 옆에서 주차장 진입 차량을 안내하는 모습. 이원준 기자


이날 오후 1시 부산의 한 백화점 지하주차장 2층. 숨막히는 더운 공기와 차량들이 뿜어내는 열기에 얼굴이 금세 달아오른다. 종종 걸음으로 백화점 내부로 도망치자 쾌적한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다. 하지만 시원한 백화점을 눈앞에 두고도 주차장에 머물러야 하는 주차요원들은 요즘 부쩍 심해진 무더위가 야속하다.

점심시간을 맞아 본격적으로 이어지는 주차행렬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이고 방향을 안내하는 주차요원 박모(20대) 씨는 교대 10분 만에 굵은 땀을 뚝뚝 흘리기 시작한다. 박 씨는 “백화점 측에서 냉방기를 설치해 줘 그나마 견딜 만하다”면서도 “하지만 차량 정체나 주차요금 납부 안내 등을 위해 계속해서 움직일 때는 옷이 금방 땀에 젖는다”고 말했다.

햇볕이 더욱 뜨거워진 오후 3시께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교차로에서는 해운대경찰서 소속 교통경찰 4명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날 해운대구 낮 최고 체감온도는 35.1도를 기록해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왔지만, 경찰들은 그늘 한 조각 없는 교차로 한가운데서 교통 지도를 이어갔다.

김모 경위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바닷가 인근 통행량이 늘자 사고·정체 신고도 증가하고 있다. 사고가 나거나 차가 막히면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한다. 땡볕에 가만히 서 있는 게 그나마 나을 정도”라며 얼굴의 흐르는 땀을 훔쳤다. 이어 “여름철에는 축제도 많아 몇 시간씩 서 있다 보면 이러다 탈진하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며 “요즘은 야간이라도 해가 길고 아스팔트와 차량에서 나오는 열기 때문에 ‘더워 죽겠다’라는 말만 계속 나온다”고 전했다.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환경미화원과 시설관리원 역시 폭염이 두렵다. 해수욕장이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인 만큼 사명감을 갖고 깨끗하게 관리하고자 하다 보니 옷이 땀에 절여지는 것은 일상다반사다. 이날 해운대관광사업소 소속 이모(60대) 씨는 언뜻 봐도 숨이 막히는 복장을 하고 있었다. 챙모자와 얼굴을 반쯤 가린 마스크, 긴팔·긴바지, 장화까지 입은 그는 “햇볕이 너무 뜨거워 이렇게 하지 않으면 피부를 보호하기 어렵다”며 “미친 듯이 땀이 흐르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무료 탈의실이나 화장실처럼 냉방 시설이 없는데 갇힌 곳을 청소하다 보면 숨이 턱턱 막힌다. 요즘 이용객이 많아져 청소를 끝없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힘들지만 전국 최고의 해수욕장이라는 명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얼음물이나 포도당 등을 시간 날 때마다 챙겨 먹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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