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팬 미쳐 버리겠네… 토론토가 발명한 ‘저지 홈런’ 막는 법, 여기에 ‘먹튀’까지 짜증

김태우 기자 2024. 8. 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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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애런 저지는 상대 팀들의 집중 견제에 고의4구로 걸어나가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 양키스는 소토와 저지라는 리그 최강의 2-3번 라인을 보유하고도 정작 확실한 4번 타자의 부재로 완전 폭발하지 못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현시점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는 단연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다. 시즌 초반 저조한 출발로 위기론이 있었던 저지는 어느새 자신의 성적을 회복하며 올 시즌 리그 타자 중 최고의 공격 생산력을 기록 중이다.

저지는 5일(한국시간) 현재 시즌 111경기에 나가 타율 0.322, 출루율 0.456, 장타율 0.701, 41홈런, 10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57이라는 미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저지의 조정 OPS는 무려 219에 이른다. 5월 이후로는 마땅히 슬럼프라고 할 만한 기간도 없었다. 꾸준히 몬스터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양키스는 5일까지 113경기(67승46패)를 치렀고, 저지가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경기에 나선다면 산술적인 홈런 페이스는 약 59개다. 조금만 더 힘을 낸다면 2022년(62개)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60홈런 고지도 노려볼 만하다. 그런데 그런 저지의 홈런을 저지하는 새로운 발명(?)이 나와 화제다. 토론토는 아예 저지와 승부를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토론토는 4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 경기에서 기상천외한 고의4구를 선보이며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저지는 1회 역전 투런포를 치는 등 역시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그러자 토론토는 아예 저지에게 타격 기회를 주지 않기로 했다. 4-1로 앞선 2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저지가 타석에 들어서자 토론토 벤치는 그냥 고의4구 사인을 냈다. 저지의 타격을 보고 싶었던 양키스 홈팬들은 열광적인 야유로 이 선택에 대응했다.

1972년 이후 1·2회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고의4구가 나온 건 저지가 처음이다. 1·2회는 아무래도 경기 초반이고 설사 여기서 맞더라도 충분히 만회할 시간이 있다. 게다가 2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2사 2,3루 등 1루를 채워야 할 상황이라면 고의4구가 충분히 일리 있는 선택인데 그렇지 않았다.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존 슈나이더 감독은 경기 후 이 선택에 대해 “저지가 스윙을 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며 자신들의 선택을 항변했다. 그리고 5일 경기에서 그 말이 일시적인 감정이 아님을 드러냈다. 토론토는 이날도 저지를 세 차례나 고의4구로 거르며 양키스 팬들을 화나게 했다. 적어도 두 번은 일반적인 고의4구 상황이 아니었다.

토론토는 5회 2사 후 소토가 볼넷을 고르자 2사 1루에서 저지를 고의4구로 걸렀다. 4번 오스틴 웰스, 5번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상대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2-3으로 뒤진 7회에는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저지에 다시 고의4구 사인을 냈다. 9회에는 2사 2루 상황에서 저지를 또 다시 고의4구로 보냈다. 마지막 상황은 1루가 비어 있어 나름대로 일리가 있었지만 앞선 두 번은 그간의 고의4구 상식을 파괴하고 있었다.

▲ 장타로 4번 몫을 해야 할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부진은 저지를 마음 놓고 거르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 토론토는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5회 2사 1,2루에서 웰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에 몰렸지만 스탠튼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실점하지 않았다. 7회에는 저지의 고의4구로 이어진 무사 1루에서 웰스를 삼진으로, 스탠튼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역시 실점하지 않았다. 9회 2사 1,2루에서는 웰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역시 무실점으로 마쳤다.

경기는 연장 승부치기 끝에 결국 양키스의 4-3 끝내기 승리로 끝났으나 양키스로서는 뒷맛이 찜찜했다. 올해 양키스는 2번 소토, 3번 저지가 절정의 출루율을 뽐내고 있다. 그러나 그 뒤를 받칠 선수가 없다. 고육지책으로 그나마 타격감이 좋은 포수 웰스를 4번으로 올렸으나 웰스의 올해 타율은 0.244, OPS는 0.753에 불과하다. 4번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13년 3억2500만 달러 사나이 스탠튼이 4번을 맡아주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스탠튼은 이날 수많은 기회를 날리는 등 올해 부상과 부진으로 제 몫을 못해주고 있다. 시즌 타율이 0.241로 크게 떨어진다. 반면 74경기에서 벌써 92개의 삼진을 당했다. 부상 전에는 그나마 홈런이라도 쳐 줬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없다. 그러니 토론토가 저지를 마음껏 거를 수 있는 것이다. 그게 확률적으로 나은 선택이다.

만약 스탠튼의 부진이 계속 이어진다면 토론토에 이어 다른 팀들도 저지를 계속 거를 수 있다. 저지는 올해 벌써 11개의 고의4구를 기록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2022년 19개의 고의4구도 많았는데, 스탠튼과 동료들이 부진하면 더 노골적으로 고의4구 작전을 쓸 가능성이 있다. 출루율이야 높아지겠지만 홈런을 칠 기회는 줄어든다. 양키스 팬들은 저지의 타석도 못 보고, 스탠튼의 타석에서 화가 나는 미칠 법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스탠튼의 반격 여부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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