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1만4000m...힘든날도 '그냥'해요" 3년새 6초 줄인 金우민이 지금 힘든 후배들에게 건넨 조언[올림픽]

전영지 2024. 8. 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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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들고 미소짓는 김우민<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하루 1만4000~5000m, 하루 3시간씩 물살을 갈랐어요. 힘들 때도 '그냥' 하는 거죠."

대한민국 수영에 12년 만에 메달을 찾아온 '킹우민' 김우민(23·강원도청)이 5일(한국시각) 파리 메종드라쉬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폭풍성장, 메달의 비결을 전했다.

김우민은 지난 27일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50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예선에서 7위에 그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결선 1번 레이스의 자신만의 '직진 레이스'를 펼치며 기어이 목표로 한 포디움에 올랐다.

김우민의 동메달을 세상 모든 수영 선수들의 희망이다. 김우민은 어린 시절 배영을 하면서 예선탈락도 많이 했다. 수영을 사랑하고, 메달을 열망했던 아주 보통의 선수였다. 중학교 때 자유형 장거리로 종목을 바꾸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지만 불과 3년 전 스무 살 땐 도쿄올림픽 당시 개인전 쿼터도 받지 못했다. 계영 800m에만 출전했다. 그랬던 김우민이 지난 2월 도하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3분42초71의 기록으로 세계 챔피언에 올랐고, 지난 5월 마레노스트럼 대회에선 3분42초42 개인 베스트 기록을 찍더니 파리올림픽 무대에서 대한민국 수영선수단 유일의 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3년의 세월, 김우민을 월드클래스 '킹우민'으로 바꿔놓은 힘은 무엇일까.

김우민의 미소<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우민은 3년 전 도쿄올림픽 현장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당당히 겨루는 후배 황선우의 레이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그런 성과를 내는 게 충격이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김우민은 존경하는 선수로 언제나 "황선우"를 꼽아왔다. 파리올림픽을 목표로 '룸메이트'이자 최고의 훈련 파트너 황선우와 함께 3년간 피나는 훈련을 이어갔다. 김우민은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일주일에 6번 수영했고, 일주일에 3번 정도 강도 높은 훈련을 했어요. 평소 1만4000~5000m 정도, 힘든 훈련때는 세 시간씩 쉼없이 훈련했어요다. 그런 힘든 훈련들 덕분에 메달을 딸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김우민은 2년 전 2022년 경영국가대표선발전에서 3분48초26을 기록했다. 같은해 2022년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에서 3분45초64를 찍으며 세계 6위에 올랐다. '3초'를 순식간에 줄여내며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김우민 신화'의 시작점이다. 김우민은 "기록을 한번에 확 줄이게 된 계기가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때인데 그 이후로 또 목표가 계속 생기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 했다. "일단 훈련을 할 때 진짜 장거리, 단거리 빼먹는 부분 하나 없이 그냥 무조건 다 했어요. 둘 다 어쨌든 필요한 운동이니까 다 열심히 했어요. 계속 열심히 한 게 쌓이다 보니까 갑자기 포텐이 터졌는데 거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계속 새 목표를 잡아가면서 더 열심히 하고, 또 그게 되니까 거기서 또 더 열심히 하고… 이렇게 계속 선순환이 이어지다 보니 계속 성장할 수 있었어요"라고 설명했다.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많은 20대 청춘들이 진천선수촌에서 매일 새벽 5시부터 오전, 오후, 1만m 이상 수영장 물살을 가르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김우민은 '심플'했다. 김우민은 "하기 싫은 날이 분명히 있죠. 그런데 그냥 해요 그냥"이라며 웃었다. "물에 들어가기 싫을 때가 있는데 일단 물에 들어가면 그런 생각들이 없어져요"라고 했다. "'물에 들어왔는데 해야지 뭐 어쩌겠어' 하는 생각으로 그냥 하는 거죠"라며 웃었다.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에요. 잡생각도 없어요. 결과에 대한 스트레스도 별로 없어요. 좋으면 좋은 거고, 안좋으면 안좋은 대로 그냥 털어버려요."

지금도 올림픽의 꿈 하나로 묵묵히 물살을 가르고 있는 후배들, 재능이 없다고 포기하려는 후배들을 향해 김우민은 또렷한 메시지를 전했다. "저도 어릴 때는 결과가 많이 안 좋아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당시에도 훈련에 성실히 임했기에 그만 두기 아까웠어요. 수영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계속했던 것같아요. 열심히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와서 거기서 힘을 얻고 신이 나서 하다보니 올림픽 출전 기회까지 왔어요. 첫 올림픽에 가서 좋은 걸 보고 배웠고, 그게 자극이 돼서 파리에서 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어요"라고 돌아봤다. "훈련하면서 굉장히 힘든 시간이 찾아올 수 있지만 그때마다 목표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몸을 움직이다 보니 이런 자리까지 오게 됐어요. 누구에게나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해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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