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확산… “단기적 조정” vs “경기침체 현실화” [코스피 2500선 붕괴]

박미영 2024. 8. 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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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을 뒤덮은 경기 침체 우려는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 침체는 공급 과잉이나 무리한 부채 문제 등에 의해 발생하는데 현재 무리한 부채는 정부가 써온 부분이 좀 컸다"라며 "미국 정부가 부채를 덜 쓰면서 경기 탄력이 둔화되는 것이고 과열됐던 고용 지표들이 식어가는 과정은 맞지만, 침체를 지금 당장 강하게 말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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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침체 우려 과도… 美경제 둔화 진입”
“빅테크 불확실성 제거 땐 재반등 전망”
美선 8월 긴급 금리인하 가능성 제기
미국발(發)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을 뒤덮은 경기 침체 우려는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둔화 흐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5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5일 세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재정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했던 힘이 올해 들어서 빠지고 있다”라며 “(현 상황은) 과열이 진정되고 빠져나가는 것으로, 당장 이 정도 징후로 장기 침체를 얘기하는 건 앞서나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침체는 공급 과잉이나 무리한 부채 문제 등에 의해 발생하는데 현재 무리한 부채는 정부가 써온 부분이 좀 컸다”라며 “미국 정부가 부채를 덜 쓰면서 경기 탄력이 둔화되는 것이고 과열됐던 고용 지표들이 식어가는 과정은 맞지만, 침체를 지금 당장 강하게 말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고용시장 정상화에 따라 앞으로 둔화하는 방향성은 불가피하다”라며 “이에 대한 자구책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두가 인공지능(AI)이었고 그 중심에는 엔비디아가 있었다”라며 “최근 미국 증시 폭락은 엔비디아 핵심 제품인 블랙웰의 결함으로 빠져나간 게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관련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시점에는 (증시는) 재차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문홍철 D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이 그동안 재정을 너무 대규모로 풀어서 소비를 진작시켰고 이것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왔었다”라며 “특히 고용 같은 경우 불법 이민자를 대폭 줄이고 있어 비농업 고용이 급작스럽게 하강했고, 최근 소매 판매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주택시장도 리스크를 잠재하고 있고 대형 은행들을 규제했지만 그러한 규제 강화 때문에 그 리스크가 다른 데로 전이됐다”라며 “향후 자산운용사나 헤지펀드 쪽에서 신용 위험이 나타날 우려가 있어 조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도 확산하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실기론과 함께 8월 긴급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윤여삼 연구원은 “미 연준이 고용지표 하나 둔화한 것을 가지고 곧바로 빅컷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결국 한국은행은 둔화하는 물가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여부를 점검하면서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유력하게 보고, 내년 상반기까지 대략 2.75%까지는 낮출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미 수출 비중이 크고 중동 정세 등 외부 영향을 많이 받아서 타격이 더 큰 것은 맞지만 이처럼 외국인 투자가 급격하게 빠지는 모습은 일종의 패닉으로 보인다”라며 “시장을 진정시킬 만한 정부나 한은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한은에서 금리 인하를 안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가격 상승인데, 이는 금리 인하뿐 아니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확대나 신규 주택 공급 확대 등 다른 정책적인 방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기준금리 인하를 계속 미룰 경우 오히려 과도한 경기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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