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땡볕에 수천 명 줄 세우다니…분통 쏟아진 행복주택 접수

이유진 기자 2024. 8. 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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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시공사가 5일 진행한 행복주택 잔여세대 추가 입주자 모집에 신청자 수천 명이 운집하며 폭염 속에 내몰렸다.

부산도시공사는 이날 시작한 행복주택 5개 단지 잔여세대의 추가 입주자 통합모집을 애초 선착순 대신 추첨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신청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절차 소요시간을 줄이고자 선착순 통합모집을 진행했는데,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 내부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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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시공사 추가 입주자 모집…현장 신청에 대규모 인파 몰려

- 청년부터 고령자 수백미터 긴 줄
- 곳곳 고통 호소… 20대女 실려가
- 공사, 추첨 방식으로 전환 방침

부산도시공사가 5일 진행한 행복주택 잔여세대 추가 입주자 모집에 신청자 수천 명이 운집하며 폭염 속에 내몰렸다. 20대 여성 1명은 어지러움을 호소해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이송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부산도시공사의 부실 행정으로 낮 기온 34도를 육박하는 땡볕 더위에 시민이 방치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5일 부산도시공사 사옥 앞이 행복주택 잔여세대 입주자 모집에 몰린 대규모 인파로 아수라장을 이루고 있다. 독자 제공


부산도시공사는 이날 시작한 행복주택 5개 단지 잔여세대의 추가 입주자 통합모집을 애초 선착순 대신 추첨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접수 첫날인 이날 부산진구 부산도시공사 1층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됐기 때문이다. 접수 시작 2시간 전인 오전 6시부터 줄을 선 시민은 부산도시공사 1층 로비와 건물 외부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인근 부산도시철도 2호선 부암역까지 수백 m의 대기 행렬을 형성했다.

상황 정리가 되지 않는 데다 대기한 시민의 불만이 터져 나오자 부산도시공사는 오전 8시30분께 경찰에 협조 요청을 했다. 야외에서 3시간 대기한 20대 여성 1명은 어지러움과 구역질을 호소해 구급차에 실렸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해당 여성의 체온이 38도로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현장이 혼란을 빚으면서 실제 신청 접수는 오전 11시가 넘어서 시작됐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줄을 섰다는 안동규(29) 씨는 “무더위에 오래 기다린 탓에 너무 어지럽다”며 “오전 8시 전에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랜덤 번호표를 500번까지 준다고 했는데, 받은 사람도 있고 못 받은 사람도 있어 현장이 소란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179번을 받았는데 번호표는 무용지물이 됐고, 낮 12시에 접수했다. 왜 빨리 왔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대규모 신청자가 몰린 이유로는 ‘시청 앞 행복주택’에 대한 청년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산도시공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청 앞 행복주택 2단지와 경동 포레스트힐 행복주택 아미에 대한 추가 입주자를 선착순으로 접수할 예정이었다. 두 곳 모두 지난해 준공된 새 아파트고, 시청 인근은 접근성이 좋아 청년 수요가 높다. 현장 신청을 위해 방문한 이들도 청년이 대부분이었고 고령자도 있었다.

부산도시공사는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공사 홈페이지와 문자 발송을 통해 대시민 사과문을 전하는 동시에 홈페이지에 정정 공고를 게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행복주택 5개 단지 입주자 모집을 2주 더 연장하고, 선착순 대신 추첨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게 정정의 주된 내용이다. 이날 수요가 폭발한 시청과 아미 행복주택의 경우 오는 9일까지 신청을 받고, 나머지 동래 용호 일광 행복주택은 오는 12~21일로 접수 일정이 변경됐다. 모집 세대는 일광 158세대, 동래 74세대, 아미 39세대, 시청 23세대, 용호 2세대 등 296세대다. 행복주택은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주변 시세의 60~80% 금액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이날 오후 1시가 넘어 접수대를 찾은 한 30대 여성은 “오전 6시30분께 왔는데 현장이 혼란스럽고 더워서 귀가했다가 추첨 방식으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왔다. 공기업이 진행하는 모집인데 체계가 없고 허술하다”고 꼬집었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신청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절차 소요시간을 줄이고자 선착순 통합모집을 진행했는데,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 내부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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