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세계랭킹 1위의 위엄이다...‘셔틀콕 여제’ 안세영,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빛 스매시’ 작렬
“대~한민국”, “짜요~짜요~”
세계랭킹 1위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과 허빙자오(중국·세계랭킹 9위)의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이 펼쳐진 5일(현지시간)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 현지 시간으로 평일 오전 경기임에도 시작 전부터 경기장 주변은 한중 양국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을 지켜보기 위한 팬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장 안 관중석에도 태극기와 오성홍기가 대등하게 물결을 펼쳤다. 한중 양국 팬들은 안세영과 허빙자오를 향해 “대~한민국”, “짜요~짜요~”을 외쳐대며 열광적인 응원으로 대리전을 펼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허빙자오와의 상대 전적은 8승5패로 안세영의 우위. 다만 안세영이 본격적으로 배드민턴 여자 단식 최강자로 떠오르기 전만해도 4전 전패를 당했다. 지난해 1월 인도 오픈에서 첫 승리를 거둔 후 내리 7연승을 거뒀다. 올해엔 두 번 만나 1승1패로 맞섰다. 다만 4월 아시아선수권 8강에서 패했을 땐 안세영이 지난해 10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당했던 오른쪽 무릎 부상의 후유증이 남아있을 때였다. 후유증을 좀 더 걷어낸 지난 6월엔 인도네시아오픈 4강에서 만나 2-0으로 완파한 바 있다.
9-9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절묘한 드롭샷으로 허빙자오를 무력화시키며 균형을 깬 안세영은 이후 연속 2점을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허빙자오가 13-12로 따라붙자 전매특허인 상대가 먼저 지쳐 나가떨어지게 만드는 무한 수비에 간간히 터져 나오는 드롭샷과 푸쉬, 스매시로 허빙자오를 꼼짝 못하게 만들며 연속 5점을 따내며 18-12로 달아났고, 1게임을 21-13으로 가볍게 따냈다. 왼손잡이 선수로서 공격력이 돋보이는 허빙자오지만, 수비와 체력에선 명실상부 세계최강인 안세영에게 상성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이후 긴 랠리 끝에 허빙자오의 빈 공간을 노리는 공격과 자신의 범실로 두 점을 내줬지만, 허빙자오의 범실로 2-0(21-13 21-16) 완승으로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안세영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포효했다. 3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천위페이에게 8강에서 패해 탈락의 쓴 맛을 봤던 안세영은 세계랭킹 1위로 톱시드 자격으로 출전한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단 한 번도 패하지 못하고 최후의 승자가 됐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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