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2022년 인수한 북미 화장품 기업 지분 놓고 기존 대표와 분쟁… ICC에 중재 받기로

이기우 기자 2024. 8. 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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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이 2022년 인수한 미국 화장품 기업 ‘더크렘샵’의 잔여 지분 35%를 얼마에 사들일지에 대해 국제상업회의소(ICC)의 중재를 받게 됐다. 더크렘샵 해당 지분을 가진 주주 김선나·김인실씨는 지분을 1785억원에 매각하려 하고 있지만, LG생활건강은 이를 918억원에 매입하려 하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했다.

LG생활건강이 2022년 인수한 미국 화장품 기업 '더크렘샵'의 제품.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2022년 더크렘샵 지분 65%를 인수했다. 더크렘샵은 재미교포인 김선나씨가 2012년 설립한 기업으로, 기초·색조 화장품 등이 미국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더크렘샵 인수 당시 김씨 등이 보유한 더크렘샵 잔여 지분 35%에 대해서는 풋옵션(매도청구권)과 콜옵션(조기상환권)이 모두 부여됐다. 풋옵션은 일정 조건이 갖춰지면 대상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고, 콜옵션은 반대로 일정 조건이 갖춰지면 대상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다. 즉 김씨 측은 본인이 원하는 가격이 충족되면 해당 지분을 LG생건에 즉시 매각할 수 있고, 반대로 LG생건 역시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해당 지분을 즉시 매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1월 918억원에 잔여 지분을 사들이는 콜옵션을 행사하려 했다. 하지만 김씨 측은 해당 가격에 동의하지 못한다며 이를 거부했고, LG생건이 먼저 ICC에 콜옵션 행사가 유효한지 확인해달라고 청구했다. 이어 이번에는 김씨 측이 1785억원에 해당 지분을 매각하는 풋옵션을 행사하겠다며 이것이 유효한지 ICC에 중재를 청구한 것이다. 결국 잔여 지분의 가격을 두고 싸게 사려는 LG생활건강과 비싸게 팔려는 기존 주주가 다투고 있는 셈이다.

ICC의 중재 결과는 내년 상반기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LG생활건강 측은 “해당 중재 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유지의무에 따라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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