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돌파에 소상공인 '울상'·소비자도 '난색'

자장면값, 어느새 7천원대. 연합뉴스.

"금리에, 공공요금도 오르는데 최저임금마저 1만 원을 넘겼다니 한숨만 나옵니다. 저 같은 소상공인은 어떻게 살라는 얘기인지…"

5일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30원으로 확정됐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며 가뜩이나 경영난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급 1만 30원으로 결정, 고시했다. 올해 최저임금(9860원)보다 170원(1.7%) 오른 수치다.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돌파한 것은 1988년 제도 시행 37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인상률은 지난 2021년(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다.

내수 부진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이미 이중고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추가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특히 자영업자 중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요식업계에선 인건비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대전 서구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50대)는 "점심 장사를 주로 하고 있는데 그 시간에는 추가 일손이 꼭 필요해 빠듯하더라도 파트타임으로 아르바이트를 쓰고 있다"며 "안 그래도 배추 등 식자재 값이 올라 힘든 상황에서 최저시급까지 오르면 인건비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벌써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렇다고 음식값을 올리자니 손님들이 발길을 돌릴 것 같고, 안 올리자니 직원 월급은커녕 저의 인건비도 안 나올 것 같다"며 "식당을 접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한숨 쉬었다.

소비자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인건비 등 상승분이 물가에 전이될 수 있어서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대학생 B 씨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뭐 하나, 그만큼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도 값을 올릴텐데"라며 "고물가 기조에 맞춰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찬성하지만, 그만큼 또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먼저 아닐까 싶다"고 털어놨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 중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9% 오르며 38개월째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인건비 상승 등의 요인이 외식 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프랜차이즈 업계의 절대다수가 중소 가맹본부와 생계형 영세 소상공인으로, 현재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역사상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라고는 하지만, 경영 애로가 극심한 상황 속 최저임금이 심리적 지지선인 1만 원을 넘겼다는 사실은 업계에 큰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