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폴리시, 최고 정책전문가가 말한다] 기후변화와 디지털전환 그리고 트럼프

2024. 8. 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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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곳곳에서 발생하는 산불, 홍수, 폭염, 열대야 등은 더 이상 기상이변이 아닌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다시 파리협정을 탈퇴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전 세계의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감축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매년 반복되며 규모가 커지는 폭우와 홍수, 가뭄과 산불의 피해, 폭염에 따른 인명의 손실 등은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경제 운영에 큰 제약이 되고 있다.

한편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아마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으로 표현되는 디지털 전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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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용 K정책플랫폼 공동원장·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지구상 곳곳에서 발생하는 산불, 홍수, 폭염, 열대야 등은 더 이상 기상이변이 아닌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2024년은 세계 약 42억 명이 76개 나라에서 다양한 선거에 참여하는 해이기도 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미국의 대선이 몇 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미국 대선 결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은 늘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부정적이었다. 부시 주니어 전 대통령은 교토의정서 탈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리협정(The Paris Agreement)을 탈퇴하였다. 반대로 민주당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곤 하였다. 클린턴, 오바마, 바이든 대통령 모두 기후변화 협약을 진전시키고 국제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지도자로 기억되고 있다.

올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협약 이행과정에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미국은 단순히 세계에서 두 번째로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국가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정치, 경제, 군사력,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국가이다. 미국이 파리협정을 다시 탈퇴한다면 많은 국가들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이 다시 파리협정을 탈퇴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전 세계의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감축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기상이변의 피해는 세계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반복되며 규모가 커지는 폭우와 홍수, 가뭄과 산불의 피해, 폭염에 따른 인명의 손실 등은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경제 운영에 큰 제약이 되고 있다.

한편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아마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으로 표현되는 디지털 전환일 것이다. 이는 우리의 일상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에너지, 특히 전력이 많이 필요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력을 어떻게 생산하고 공급할 것인가에 따라서 각국의 산업 경쟁력과 생활 수준이 결정될 만큼 디지털 전환과 전력 공급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래 에너지원의 개발과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의 구축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각자의 여건과 상황에 따라 가장 싸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공급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지만, 각국에 맞는 에너지 시스템이 무엇인지는 그 나라의 선택에 달려 있다. 에너지 시스템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기술'은 그 시대, 그 사회의 필요와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그 수요는 미국 대선에 어떤 영향을 받을까?

트럼프가 다시 당선되더라도 각국은 탄소중립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배제할 수는 없다. 트럼프 캠페인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다. 각국도 자국 에너지에 기반한 자국 경제 우선으로 에너지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국가들은 재생에너지로, 화석에너지가 많은 국가들은 화석에너지 중심의 선택을 할 것이다.

그러나 화석연료를 사용하더라도 과거처럼 탄소를 대량 배출하는 방식이 될 수는 없다. 화석연료는 더 이상 싼 에너지가 아니라 탄소배출에 따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비싼 에너지가 되어 가고 있다. 무탄소 또는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트럼프 재등장 여부와 관계없이 미래 에너지의 흐름이다.

트럼프의 재등장은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위기이며 동시에 새로운 기회이다. 이러한 기회를 잡는 국가들은 21세기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치열한 경쟁에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한국에게 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리고 그 방향은 고탄소가 아닌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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