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먹구름 몰려오는데 위기 극복할 리더십 안보인다

2024. 8. 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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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경기침체 공포, 이른바 'R의 공포'에 한국 증시가 대폭락했다.

2분기 한국 경제는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0.2%의 역성장으로 전환됐다.

이렇게 경제 먹구름은 몰려오는데 리더십은 실종 상태다.

불확실성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한국경제호(號)를 이끌어 나가려면 강력한 리더쉽이 무엇보다 절실하건만 리더십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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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발(發) 경기침체 공포, 이른바 'R의 공포'에 한국 증시가 대폭락했다. 5일 코스피는 8.77% 하락해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무려 11.3%나 떨어졌다. 폭락세에 일시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두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3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시총 235조원이 증발했고 하락 종목 개수는 사상 최대였다. 그야말로 '검은 월요일'이었다.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했고, 5차 중동전쟁 위기까지 고조되면서 주식 투매가 빚어졌다.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한 기획재정부는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긴밀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묘책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디 이뿐인가. 우리 경제가 무너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2분기 한국 경제는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0.2%의 역성장으로 전환됐다. 내수 부진이 심각한데다 미 경기 둔화세까지 겹치면서 3분기도 암울한 실정이다. 집값 상승과 맞물려 가계부채 급증세는 식을 줄 모른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월 말 기준 715조738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3조원 넘게 늘어났다. 이런 판국에 은행들은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는 내려 더 많은 이자수익을 거두게 됐다. 반면 자영업자들의 빚 부담은 커져만 간다. 그렇다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기도 어렵다. 환율과 물가 상승 우려 때문이다. 세수 부족으로 재정 압박도 심해지고 있다. 바로 앞을 내다보기에도 버거운 복합위기다.

이렇게 경제 먹구름은 몰려오는데 리더십은 실종 상태다. 불확실성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한국경제호(號)를 이끌어 나가려면 강력한 리더쉽이 무엇보다 절실하건만 리더십이 안보인다. 정치 지도자들은 진영 논리와 갈등 구조에 함몰되어 서로 싸우기에 바쁘다. 민심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강성 지지층을 향한 구애와 선동에만 신경쓰고 있다. 사회 통합과 미래 과제는 등한시한다. 극한의 대결정치는 민생으로 직결돼 국민 삶은 갈수록 악화일로다. 지칠 대로 지쳐가 각자도생의 길을 가고 있다. 경제난국을 극복하려면 실종된 리더십부터 복원해야 한다. 통합과 개혁의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 안팎의 위기를 넘어 미래를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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