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동훈 장담했던 ‘엘리엇 소송’ 패소, 이자 대신 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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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이길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큰소리친 '엘리엇 배상 판정' 취소 소송에서 우리 정부가 패소했다.
승소 가능성이 없어 지연이자만 물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무시하고 낸 소송이었다.
엘리엇 배상 판정은 한 대표가 검사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수사한 '국정농단' 사건 재판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한 대표는 자기가 지휘한 수사 결과를 근거로 한 배상 판정을 오히려 취소해달라는 이율배반적인 소송을 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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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이길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큰소리친 ‘엘리엇 배상 판정’ 취소 소송에서 우리 정부가 패소했다. 승소 가능성이 없어 지연이자만 물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무시하고 낸 소송이었다. “국민 세금을 낭비할 수 없다”고 큰소리친 소송에서 져 애초 배상금에다 이자 수십억원을 더 물게 생겼다. 한 대표는 어떻게 책임질 건가.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S) 중재판정부는 지난해 6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1389억원(법률비용 포함)을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2015년 박근혜 정권이 이재용 삼성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는 엘리엇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한 대표는 한달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 판정은 자본주의 원칙에 반하기에 충분히 승소 가능성이 있다. 소송을 안 내는 건 국익에 반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낸 소송이 이번에 영국 상사법원에서 기각된 것이다. 사유는 중재판정부의 엘리엇 배상 판정에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애초 소송을 반대했던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기각 사유와 똑같다.
엘리엇 배상 판정은 한 대표가 검사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수사한 ‘국정농단’ 사건 재판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한 대표는 자기가 지휘한 수사 결과를 근거로 한 배상 판정을 오히려 취소해달라는 이율배반적인 소송을 낸 셈이다. 한 대표는 소송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에 대해 ‘뭘 잘 모른다’는 식으로 무시하기까지 했다. 법무부는 송기호 국제통상 전문변호사를 겨냥해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신청했고 현재 민주당 송파을 지역위원장”이라며 “아이에스디에스 사건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분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번 판결은 법무부가 그렇게 모욕한 송 변호사의 예측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야당 당적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이견을 무시하는 건 국익을 위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그런데 법무부는 이번 판결에 대한 항소를 또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항소심에서 뒤집힐 확률은 더 낮아 보인다. 항소를 할 게 아니라 엘리엇에 배상금을 지급한 뒤, 박근혜 정권 인사들과 이재용 회장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 법무부가 이를 회피하려고 계속 소송을 내며 소송비와 지연이자 부담만 키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자기 돈이라면 이렇게 했겠는가. 법무부는 무엇이 더 국익을 위한 길인지 판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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