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미술관서 한여름 무더위 날린다
복합문화예술공간 꼬씨꼬씨 '박관우 초대작가전'
8월 한여름 무더위가 한창이다. 충청권에서도 낮 기온이 날마다 30도를 웃돌며 바깥 나들이를 망설이게 한다. 이럴 때일수록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미술관을 방문하기 좋다. 이에 발 맞춰 이응노미술관과 복합문화예술공간 꼬씨꼬씨도 시원하고 야간 야외 전시와 쾌적한 실내 전시를 기획했다.
◇열대야 잊게 만드는 '빛으로 물든 하얀 밤'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이응노미술관은 오는 9일부터 23일까지 '2024 이응노미술관 미디어 파사드: 이응노, 하얀 밤 그리고 빛'을 개최한다. 매일 오후 7시 30분 해가진 다음부터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대전관광공사 야간관광 특화 도시 문화시설 활용 야간 콘텐츠 운영 지원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DEXM Lab(정화용), Craft X(강정헌·윤영원), 홍지윤의 영상 작품이 이응노미술관 건축물에 투과된다. 이들은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공립미술관 실감 콘텐츠 제작 사업 공모에 선발된 작가들로 이응노의 삶과 예술을 주제로 미디어 파사드를 제작했다. DEXM Lab의 작품은 이응노의 '군상'에서 영감을 받아 컴퓨터 코드를 통해 무용가의 몸짓을 재구성한다. 신체 언어를 매개로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환상의 세계를 미술관 외부에 펼쳐 입체적인 몰입을 선사한다. Craft X는 이응노의 예술 세계를 유기체적 우주로 해석하며, 우주가 가진 생명의 근원과 무한성을 이응노의 창조성과 접목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우주 구성 물질의 이미지는 이응노의 예술 세계를 의미한다. 동적인 영상 구성을 통해 인간이 맺는 관계성을 드러낸다. 홍지윤은 동양화 전통을 매개로 이응노에 대한 오마주를 선보인다. 이응노의 삶과 예술에서 느낀 경의와 이응노가 제시한 동양화의 가능성에 대한 화답이다. 빛의 물질적 속성에 주목해 미디어 파사드로 구현한다. 이와 함께 황병기의 가야금 선율과 김덕수의 사물놀이 국악을 함께 곁들여 한국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이갑재 이응노미술관장은 "이응노미술관 미디어 파사드 '이응노, 하얀 밤 그리고 빛'은 이응노의 예술세계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야간 특화 콘텐츠"라며 "여름밤 0시 축제로 대전을 방문하는 많은 분에게 이응노미술관 미디어 파사드가 선사하는 빛의 향연을 통해 이응노라는 세계적 거장을 알리는 것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련한 추억 속 생동감 '자연의 생명'
대전복합문화공간 꼬씨꼬씨 갤러리에서는 이달 31일까지 박관우 초대 기획전 '자연의 생명'을 개최한다. 박관우는 동양적 자연관을 기반으로 사람과 집, 마을 등을 단색화로 표현한다. 암청 색조의 동양화 효과와 마티에르(material)를 살린 독특한 회화를 추구한다. 추상표현주의적 화풍을 기조로 절제하고 단순화한 단색조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전개하는 것이다. 박관우는 유화 작업을 통해 동양화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흰색을 바탕으로 청색 유화물감과 테레핀유를 혼합해 일필휘지로 그림의 명암을 맞춘다. 백색과 청색, 유화물감과 기름의 화학 반응으로 캔버스 겉표면이 완전히 마를 때까지 번짐과 색의 혼합이 이뤄지는 과정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지켜본다. 그의 작품을 보면 공간으로서의 자연뿐 아니라 시간으로서의 자연까지 느껴지는 배경이다. 이렇게 완성된 그림은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아우라를 내포한다. 그림의 소재는 주로 산, 바다, 나무 등 자연과 신전, 절, 담장, 길 등 문명의 산물이다. 박관우는 자연의 생명력과 유기적 관계를 맺는 인간의 삶을 철학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어린 시절 향수가 담긴 자연 속의 집과 길이 단골 소재로 차용된다. 그중에는 지금은 수몰된 대청호 주변 마을도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집이 있던 곳에서 고향 친구들과 온종일 놀던 추억이 아련하다. 화초와 새, 물고기를 애지중지 키우며 경험했던 자연의 생동감과 어린 시절 그리움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관을 이룬다. 박관우의 작품은 겸손히 엎드린 인간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거대한 모성으로 다가온다. 그가 또 다른 화두로 삼는 '길'도 마찬가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주목하면서 목적지보다 그에 도달하는 과정을 천착한다. 그에게 길은 과정이요, 연결이다. 자연과 인간, 인간과 자신, 자신과 자아 모두 하나의 길로 표현된다. 이해경 꼬씨꼬씨 대표는 "박관우 화백의 그림에 등장하는 자연은 거대하고 압도적인 것처럼 보여도 동양적 자연관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며 "서양의 자연관과 다르게 동양의 자연관은 인간도 한갓 자연에 지나지 않는다. 산, 바다, 하늘, 나무와 같은 자연 속에 인간을 품고 있는 집이 깃들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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