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부 "아직 선임 과정 진행 중...임명 결과 몰라" 올 초에도 '식민지 근대화론' 주장 이사 선임 논란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광복회가 국가보훈부 산하 독립기념관 관장직 1순위 후보자에 뉴라이트 계열 인사가 지명됐다며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오늘(5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운동의 가치와 의미를 폄훼하고 일제의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인사가 임명을 앞두고 있다"면서 "선임 과정에서 독립정신이 훼손되고 우리의 정체성이 철저히 유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오늘(5일)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기념관 관장 후보에 뉴라이트 인사들이 추천됐다″며 국가보훈부 측에 ″선임을 재논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사진 광복회 제공)
독립기념관장 임원추천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이기도 한 이 회장은 위원회 회의록에 서명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관장 후보자 선정에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독립기념관장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후보자를 국가보훈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됩니다.
광복회 측은 "'일제 강점기가 한국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포함해 3명이 후보자로 추천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후보자 중 한 명은 급조한 관변단체를 이끌면서 이승만 대통령을 우파, 김구 주석을 좌파로 갈라치기 하거나 임시정부 역사를 평가 절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JTBC 취재 결과 광복회가 지칭한 1순위 후보자는 '재단법인 대한민국 역사와 미래'의 김형석 이사장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외교·국방 등 안보 영역과 저출산·고령화 등 복지 영역 등에서 정책을 발굴하고 법제화를 지원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재단입니다.
이 회장은 "(1순위 후보자가) 독립기념관 관장 후보자 면접에서도 '일제시대는 나라가 없었기 때문에 당시 우리 국민은 일본 국적이었다'며 일제 식민지배를 정당화 하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1순위 후보인 김 이사장은 "면접에서 이종찬 회장이 '일제시대 우리나라 백성들의 국적은 어디였냐'고 물어서 당시 나라를 빼앗겼기 때문에 국적은 일본이라고 답한 것"이라면서 "주권을 되찾기 위해 우리 국민이 독립운동을 한 것이라는 부연 설명을 했고 면접에선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해당 후보 본인이 면접 과정에서 자신은 뉴라이트와 관련이 없다고 소명한 것으로 안다"면서 "아직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후보자 중 어떤 후보가 선임될지는 현 시점에서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독립기념관은 지난 2월에도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해온 낙성대경제연구소의 박이택 소장을 이사로 임명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지난달 30일에는 낙성대경제연구소의 이사장이자 10년간 소장을 맡았던 김낙년 동국대 명예교수가 정부 출연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신임 원장으로 취임해 적절성 논란이 일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