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은메달 쏜 '말년 병장' 조영재 "만기 전역하겠습니다"

이대호 2024. 8. 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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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사격 25m 속사권총에서 '은빛 총성'을 울린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는 지난 5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만약 메달을 따서 조기 전역 자격을 얻어도 만기 제대하겠다"고 말했다.

조영재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25m 속사권총에서 은메달을 따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잔과 만나 "만기 전역한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이제 (만기 전역까지) 한 달 조금 넘게 남았다. 부대에서 동기들과 같이 시간 보내면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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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제대 앞둔 병장…조기 전역 자격 갖추고도 9월 전역 희망
깜짝 은메달 획득한 (샤토루[프랑스]=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5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조영재가 시상식을 마친 뒤 은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세계랭킹 37위를 기록 중이던 다크호스 조영재는 생애 첫 올림픽서 은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2024.8.5 4bun@yna.co.kr

(샤토루[프랑스]=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25m 속사권총에서 '은빛 총성'을 울린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는 지난 5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만약 메달을 따서 조기 전역 자격을 얻어도 만기 제대하겠다"고 말했다.

꿈에만 그리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조영재의 결심은 변하지 않았다.

조영재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25m 속사권총에서 은메달을 따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잔과 만나 "만기 전역한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이제 (만기 전역까지) 한 달 조금 넘게 남았다. 부대에서 동기들과 같이 시간 보내면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병역을 마친 한국 남자라면 조영재의 결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아무리 군 생활이 적성에 맞아도, 하루라도 빨리 사회로 돌아가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조영재는 "동기들도 좋고, 부대 감독님들도 감사하게 다 좋은 분이다. 지내는 데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 2024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 - 사격 조영재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가 한국 사격에 6번째 파리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조영재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25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사격 선수 가운데 속사권총에서 메달을 얻은 건 조영재가 최초다. zeroground@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조영재가 병역을 완전히 마치고 싶은 이유는 아버지 조병기 씨의 영향도 있다.

조영재는 "아버지가 30년 군 생활을 채우고 작년에 준위로 전역하셨다"고 밝혔다.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인 조영재는 결선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다가 리웨훙(중국)에게 선두를 내줬다.

가장 떨리는 순간으로 3∼4위 결정할 때를 꼽은 그는 "(3위를 확정하려면) 한 발만 맞혀도 되는데 그게 가장 힘들더라. 무조건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쐈고 겨우 들어갔다"고 말했다.

리웨훙과 금메달을 다툰 마지막 시리즈에서는 먼저 사격한 리웨훙이 5발을 맞혀 일찌감치 금메달을 확정했다.

은메달이 결정된 조영재는 이날 결선에서는 처음으로 1발을 맞혔다.

경기를 마치고 주먹을 불끈 쥔 조영재(왼쪽) [AFP=연합뉴스]

이 장면을 두고 한국에서는 '조기 전역을 확정해 예비군 사격을 한 것 같았다'는 농담이 나왔지만, 조영재는 "집중했는데 마음대로 안 된 거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쏘려고 했는데 그런 결과가 나왔다. 최선을 다했다"고 손사래를 쳤다.

조영재는 한국 올림픽 사상 첫 속사권총 메달리스트다.

경기를 지켜보던 이번 대회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오예진(19·IBK기업은행)은 "한국 돌아가면 저도 한번 쏴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속사권총은 남자 선수만 치르는 종목이다.

조영재는 "속사권총이 지금은 선수가 적어서 사람들이 모르는 것도 있는데, 직접 해보면 재미있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가 여기까지 오는 데 여러 고마운 사람이 있지만, 가장 떠오른 사람은 입대 전 소속팀인 경기도청 선배 김서준(현 부산시청)이다.

은메달을 목에 건 조영재 [신화=연합뉴스]

조영재는 "여기까지 오는 기회를 준 선수가 김서준 선배다. 집에서 자는 데 전화로 '자비로라도 국제 대회 나가라. 그래야 파리 대표선발전 갈 수 있다'고 깨우더라. 그 대회가 작년 카이로 월드컵인데, 그 대회 안 나갔다면 국가대표가 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스스로 덤벙대는 성격이라고 밝힌 조영재는 이번 올림픽도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자'는 게 목표였다.

그는 "저번 국제대회는 빵점도 쏘고, 미스도 하고, 땅바닥도 쐈다. 이번에도 빵점만 쏘지 말고 결선까지만 가자는 생각이었다. 그전에 나간 국제대회에서 실수 안 했다면 이번에 다 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경기 중 표적을 보고 웃는 조영재 [AFP=연합뉴스]

계속 긴장 상태라 한국에 돌아가면 잠을 푹 자는 게 소원이라는 그는 가족들과 만남을 고대한다.

조영재는 "집에 가서 부모님 뵙고, 할머니 뵙고, 동생도 보고 싶다. 같이 모여서 삼겹살 먹고 싶다"고 했다.

조영재의 은메달로 한국 사격은 이번 대회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조영재는 "한국 사격은 앞으로 계속 이렇게 메달이 나올 것"이라며 "저도 사격은 몸이 망가지기 전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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