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벤투 선임 주역' 김판곤 울산 감독, 'KFA 시스템 붕괴→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에 말 아꼈다..."오늘은 나와 울산이 주인공이길"
[마이데일리 = 종로구 최병진 기자] 울산 HD의 김판곤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5일 오전 11시 서울특별시 종로구의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울산은 지난 28일 제12대 사령탑으로 김판곤 전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울산은 지난 2020년부터 팀을 이끈 홍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시즌 중 사령탑 이탈을 경험했다. 울산은 빠르게 후임 감독을 물색했고 말레이시아에서 지도력을 보여준 김 감독을 낙점했다.
김 감독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다섯 시즌 동안 울산에서 뛰며 1996년에 첫 리그 우승컵의 멤버로 활약했다. 2005년에 부산 아이파크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김 감독은 사우스차이나, 홍콩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국가대표팀을 차례로 맡았다. 2022년에는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43년 만에 아시안컵 자력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말레이시아를 떠나 울산에 부임한 김 감독은 “28년 전 겨울에 무거운 마음을 갖고 울산을 떠났다. 울산의 감독으로 서게 돼 영광스럽다. 기쁘기도 하지만 상당한 책임감도 가지고 있다. 지도자를 시작하고 매 순간이 ‘도장 깨기’였다. 저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도전하는 마음으로 팀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울산의 전임 감독인 홍 감독과 인연이 있다. 홍 감독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축구협회 전무이사를 맡았다. 김 감독은 2018년부터 축구대표팀 감독선임위원장 업무를 진행했고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체계를 갖춘 감독 선임 시스템을 구축했다. ‘능동적인 축구’라는 명확한 컨셉을 바탕으로 적절한 감독들을 추렸고 최종적으로 벤투 감독을 선임하면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홍 감독인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는 논란이 계속됐다.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후임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섰으나 5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당초 방향을 정했던 외국인 감독 선임이 무산되자 축구협회는 홍 감독을 선택했다.
자연스레 홍 감독 선임 과정을 납득하지 못한 축구 팬들은 분노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하며 사실상 전강위가 붕괴된 상황에서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감독 선임 과정을 주도했다. 이 이사는 두 명의 외국인 감독과 미팅을 진행한 뒤 홍 감독을 설득했고 홍 감독도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이사는 홍 감독이 울산에서 보여준 전술적인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으나 면접을 진행하지 않고 최종 결론 또한 스스로 진행한 것에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이 위원장 시절 구축한 감독 선임 프로세스가 붕괴된 상황이다.
김 감독은 해당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겼다. 김 감독은 “오늘은 나와 울산이 주인공이 됐으면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다음에 생각을 밝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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