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처럼 금리 실기론 우려 집값 딜레마에 빠진 한은

한상헌 기자(aries@mk.co.kr),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2024. 8. 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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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한국은행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이 8월 금리 인하를 조기 단행하거나 9월에 '빅컷'을 통해 0.5%포인트를 낮출 경우 한은의 금리 인하 실기론이 국내에서도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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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물가 안정세 유지에도
주택매수 늘며 가계빚 불안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 커져

◆ 불붙은 금리 논쟁 ◆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한국은행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하는 기정사실화됐고, 인하폭도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로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늘면서다. 미국 금리 인하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변수는 제거된 셈이다.

여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2%대에서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금리 인하 여건은 마련됐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전달해왔던 기획재정부나 대통령실도 "금리 인하 환경이 조성됐다"며 압박을 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8월부터 10월까지 2회에 걸쳐 0.25%포인트씩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혀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한은은 추후에 미국에서 발표될 추가 지표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고용지표 탓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건지(알 수 없고), 미국시장의 경우 급격히 상승한 영향으로 조정을 받는 경우도 섞여 있다"며 "이렇게 시장이 반응하는 것은 굉장히 특이한 상황으로 미국 서비스업 지표 등을 더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아파트 값이다.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매수 심리까지 커지는 모습이다. 한은에 따르면 7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2021년 11월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높다. 전문가들도 통화정책 전환의 유일한 변수는 집값이라고 말한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나 부동산 가격에 대한 금융통화위원회의 우려가 큰 분위기"라며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더 적극 나설 수는 있다고 해도 금통위는 국내 금융시장에 더 포커스를 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잡히기 위해선 경기침체가 일정 부분은 필요한데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본다"며 "한국의 경우 중동 정세 등 위험 요인으로 유가 상승의 압력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이 10월까지 금리를 동결시킨 상태로 붙들고 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늘고 있다. 미국이 8월 금리 인하를 조기 단행하거나 9월에 '빅컷'을 통해 0.5%포인트를 낮출 경우 한은의 금리 인하 실기론이 국내에서도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상헌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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