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유통량 조작’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 기소

경기도 판교 위메이드 사옥 전경. 위메이드 제공

게임 전용 가상자산인 위믹스(wemix) 코인의 시세 안정을 위해 유통량을 조작한 혐의로 게임업체 위메이드의 전직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위메이드 법인도 양벌규정을 적용해 함께 기소됐다. 양벌규정은 대표나 관련자가 법을 위반하면 법인도 함께 처벌하는 규정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김수홍)는 5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장 전 대표는 위믹스 코인 유동화(현금화) 중단 방침을 거짓으로 발표해 투자자들을 속여 코인 시세 및 주가 하락 방지 등의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장 전 대표의 허위 발표로 투자자들이 유동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오인해 위믹스 코인과 위메이드 주식을 매수했다는 것이다. 위믹스 코인은 게임 아이템과 캐릭터 거래에 사용하는 게임 전용 가상자산으로 위메이드가 발행한다. 검찰은 양벌규정에 따라 위메이드 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장 전 대표는 지난 2022년 2월 기자간담회를 열어 위믹스 코인 유동화를 중단하고, 향후 유동화시 매입 계획 등을 사전에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위메이드가 자사 보유 위믹스 코인 2900억원 상당을 현금화한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위믹스 코인 시세와 이에 연동된 회사 주가가 하락하자 내놓은 조처다.

하지만 검찰조사 결과 장 전 대표의 ‘유동화 중단’ 발언 이후에도 위메이드는 외부에서 파악할 수 없는 은밀한 방식으로 위믹스 코인을 유동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코인을 펀드에 투자한 뒤 달러와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로 회수하거나,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으면서 위믹스 코인을 담보로 제공하는 수법으로 2022년 2∼10월 사이 3000억원 상당의 위믹스 코인을 추가로 현금화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장 전 대표가 대표이사 재신임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 본인 소유 주식의 스톡옵션 행사 등을 위해 위메이드 주가 및 위믹스 코인 시세 하락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점 등을 범행 동기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한 주식 및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회사가 발표한 정보를 믿고 투자한 것으로, 회사의 이익을 위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린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편집자 주: 공소장에 담긴 피고인의 혐의는 재판을 거쳐 무죄, 혹은 유죄로 최종 판단을 받게 됩니다. 최종 확정판결 전까지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됩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