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포럼] 퍼펙트 스톰에도 X10을 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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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한꺼번에 닥친다더니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요즘 딱 그런 상황이다.
미국 빅테크발 주가 폭락 사태로 코스피는 5일 한때 서킷브레이커(일시 매매 정지)까지 발동돼 234포인트 급락했다.
5일 증시 급락은 미국발 위기가 단기 조정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공포를 반영한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를 견인하는 빅테크 성장세가 둔화되고, 실업률이 치솟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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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일촉즉발 위기
트럼프는 또 車관세 위협
극한 환경 양궁 훈련처럼
최악 가정하고 비상체제로
불행은 한꺼번에 닥친다더니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요즘 딱 그런 상황이다. 미국 빅테크발 주가 폭락 사태로 코스피는 5일 한때 서킷브레이커(일시 매매 정지)까지 발동돼 234포인트 급락했다. 지난 금요일 100포인트 하락한 것에 더해 이틀간 낙폭이 12%에 달한다. 중동 지역에 엄습한 전운(戰雲)도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난주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 머물던 하마스 최고지도자를 암살한 뒤 이란은 "전쟁이 나도 상관하지 않겠다"며 보복을 선언했다. 가뜩이나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리스크'가 조여오던 참에 악재가 겹치면서 '퍼펙트 스톰'을 각오해야 할 판이다.
5일 증시 급락은 미국발 위기가 단기 조정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공포를 반영한다. '매그니피센트7'을 위시한 미국 빅테크 주가 거품론은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실적이 비관론을 잠재우곤 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를 견인하는 빅테크 성장세가 둔화되고, 실업률이 치솟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빅테크를 주고객으로 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투매가 몰린 이유다. 한순간에 분위기가 급변하는 모양새가 2차전지 시장을 떠올리게 한다. 낙관론 일색이던 국내 2차전지 기업들 역시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부터 주가가 급락세로 전환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은 불안한 중동 정세에 화약을 터뜨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등과 교전을 벌여왔지만 이란의 참전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이 이란의 지원에 의존하는 비정규군이라면 60만 병력을 보유한 이란은 이스라엘에 필적하는 중동 군사강국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직접 충돌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떨어뜨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면전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이라도 봉쇄한다면 국제 물류 시스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리스크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 후 2주 안에 외국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을 겨냥한 발언은 아니지만, 현실화할 경우 국내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이 타격을 입게 된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서도 즉시 폐기를 공언하고 있어 그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IRA 보조금을 받아 미국에 투자 중인 한국 자동차, 반도체, 2차전지 분야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악재가 한꺼번에 터져나오지만 양궁 대표팀처럼 대응한다면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다. 파리올림픽에서 모든 종목을 석권한 양궁 대표팀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훈련했다. 현지의 일방적인 응원과 함성, 센강에서 불어오는 강풍까지 모든 변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한 결과 흔들림 없이 연달아 X10(양궁 과녁의 정중앙)을 쏠 수 있었다. 한국 경제는 그동안 낙관론에 젖어 있었다. 수출은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다, 물가는 떨어질 것이다, 금리를 내리면 소비도 살아날 것이다…. 이제라도 반도체 착시, 미국 착시를 걷어내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증시에 이어 부동산 시장도 급변할 수 있다. 정책 대출은 대폭 축소하고 위기 대응 자금을 조성해야 한다. 금리 인하조차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을 각오할 필요가 있다. 시급성이 떨어지는 SOC 사업은 시기를 조정하고 민생 재원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권도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 여당의 감세와 야당의 현금 지원을 포함한 모든 민생 지원안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
[박만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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