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전기차 화재 피해 입주민들, 편히 쉬다 가세요"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폭발 화재 여파로 임시 주거시설에서 생활 중인 피해가구를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5일 서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행정복지센터, 학교 체육관 등지에 마련된 대피소 7곳에서 피해 입주민 총 421명(138세대)이 피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화재가 발생한 청라동 아파트에는 전기와 수도가 닷새째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서 이날까지 1581세대 전 입주민이 피해를 겪고 있다.
연일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하루아침에 이재민 신세가 된 이들을 위해 지역 소상공인들은 저마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피해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24시간 무인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가게 입구에 '피해 입주민을 비롯해 소방관, 경찰관 모두 편히 쉬다 가시라'는 쪽지를 붙였다.
A씨는 "화재 당일 카페 내부로 대피해 발을 동동 구르시는 입주민들을 보고 정말 안타까웠다"면서 "상주 직원이 없다 보니 시원한 장소밖에 제공할 수 없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청라지역 한 음식점에서는 피해 주민들에게 순댓국 300그릇을 대접했다. 통닭 100마리를 전달한 치킨집도 있다.
한 세차장은 화재 피해를 본 차량을 무료로 세차할 수 있게 지원하고, 한 미용실에서는 샤워가 힘든 입주민들의 머리를 무상으로 감겨주고 있다.
이밖에 자발적으로 개인 집을 개방해 이재민들의 샤워와 세탁을 돕거나, 직접 대피소를 찾아 간식과 물품을 수시로 전달하는 주민들도 있다.
또 청라입주자대표회장단연합회 소속 7개 아파트 단지 모두 샤워실을 개방했고, 아파트 주변 상가들도 이재민들이 쉼터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인천 나은병원은 전날부터 피해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전문의, 간호사 등 10명으로 구성된 나은병원 의료지원팀은 온열질환, 인후통 등 다양한 증세로 방문한 입주민들에게 무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증 환자 발생에 대비해 응급 이송이 가능한 구급차도 배치했다.
나은병원은 복구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의료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서구는 지역 내 임시주거시설을 운영하면서 대피 인원들에게 식사와 생수, 마스크, 구급약 등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구는 또 이날 현장 통합지원본부와 이재민 대피소 등에 공무원 42명을 투입했고, 오전·오후로 나눠 자원봉사자 총 37명도 투입했다.
서구 관계자는 "화재 발생 즉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소집해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는 등 응급 복구와 추가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로 약해진 배관이 재차 터지는 등의 현장 어려움으로 단전·단수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며 "6~7일께 전기와 수도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1일 오전 6시15분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흰색 벤츠 차량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다 이내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차주 B(40대)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7시16분께 전기차 충전소가 아닌 일반 주차구역에 해당 차량을 주차했고, 특별한 외부 충격 없이 약 59시간 만에 갑자기 차량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인력 323명과 펌프 차량 등 장비 80대를 동원, 8시간20분만인 같은날 오후 2시35분 불을 완전히 껐다.
화재 당시 주차장에서 발생한 검은 연기가 아파트 단지 전체를 뒤덮으면서 주민 103명이 옥상 등으로 대피했고, 135명이 소방대원에 구조됐다.
또 영유아를 포함한 입주민 22명이 연기를 흡입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밖에 차량 72대가 불에 탔고, 70여대가 그을림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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