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만 쉽게 만든 野···'국가 신인도'는 외면

전희윤 기자 2024. 8. 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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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중동의 전운까지 고조돼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거대 야당은 5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했다.

표결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이 실제로 시행되면 정치 파업을 위한 노조의 지렛대를 극도로 높여 대한민국의 우상향 발전을 정면으로 가로막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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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본회의 통과
與 "민생법안부터 처리하자" 제안
재계 "불법행위 만연" 호소에도
野 소모성 정쟁법안만 속전속결
양곡·농안법 '묻지마 입법' 예고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이 야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중동의 전운까지 고조돼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거대 야당은 5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했다. 기업들이 노란봉투법 시행 시 파업이 늘면서 글로벌 신인도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를 거듭했지만 ‘마이동풍’이었다.

노란봉투법이 8월 임시국회 첫날 본회의를 통과하자 여당은 물론 재계는 강력 반발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이날 “역사는 오늘을 국가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빠진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경제를 망가뜨리고 국민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악법 중의 악법으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먹사니즘’에 진심이라면 (해당 법을) 철회하는 게 합당하다”고 비판했다. 표결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이 실제로 시행되면 정치 파업을 위한 노조의 지렛대를 극도로 높여 대한민국의 우상향 발전을 정면으로 가로막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입장문을 내고 “개정안이 현실화될 경우 사용자의 불법을 명분으로 내세운 극단적인 불법행위가 만연해질 것”이라며 “산업 현장의 혼란과 경제적 파국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대통령의 거부권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앞서 노란봉투법이 담고 있는 노동쟁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규정이 경영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입법 중단을 강력하게 호소해왔다.

경제6단체가 이달 1일 입법 저지를 위해 국회 앞 집회에 처음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하청 업체의 무분별한 파업이 이어지면 글로벌 기업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고 노조 리스크로 인해 외국인들의 투자 유치 또한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재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경제계의 호소에 아랑곳하지 않고 노란봉투법을 밀어붙인 데 이어 다른 쟁점 법안들도 한꺼번에 당론으로 채택하며 입법 독주를 가속화했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가격안정법·한우산업지원법 등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양곡관리법은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쌀 과잉생산으로 오히려 시장가격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7월 국회에서 야당이 처리한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법)’과 더불어 모두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퍼주기’ 정책이라는 비판뿐 아니라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대 국회 들어 여야 간 합의 처리된 법안이 전무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여당은 이날 민생 법안부터 논의하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야 이견이 크지 않은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들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해 8월 임시국회 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여야 협상에 즉시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가 논의 대상으로 거론한 법안은 간호법, 인구전략기획부신설법, 전세사기피해지원 특별법, K칩스법, 고준위방폐장설치 특별법 등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현재로서는 여야 간 적극적인 논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추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윤 대통령은 모든 법안에 대해 다 거부할 것이 아니라 정부·여당이 민생 관련 법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안을) 우선적으로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도혜원 기자 dohye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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