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복싱 출전 논란 칼리프 “어떤 장애물에도 저항하며 꿈을 좇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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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에게 보내고픈 메시지는 당신의 꿈을 좇으라는 겁니다. 장애물이 당신의 길을 가로막지 못하게 하고, 어떤 장애물에도 저항하고, 극복하십시오."
2024년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부 출전 자격을 놓고 논란의 중심에 선 알제리 국적의 이마네 칼리프(25) 선수는 올해 1월말 전세계 어린이를 돕기 위한 국제 기구인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대사 활동을 시작한 뒤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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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 축구서 두각 나타내다 복싱 입문
복싱 훈련 교통비 마련 위해 고철 수집
3년간 훈련 끝 출전한 세계선수권서 17위
“청년들에게 보내고픈 메시지는 당신의 꿈을 좇으라는 겁니다. 장애물이 당신의 길을 가로막지 못하게 하고, 어떤 장애물에도 저항하고, 극복하십시오.”
2024년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부 출전 자격을 놓고 논란의 중심에 선 알제리 국적의 이마네 칼리프(25) 선수는 올해 1월말 전세계 어린이를 돕기 위한 국제 기구인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대사 활동을 시작한 뒤 이렇게 말했다. 유니세프 알제리는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3월8일 누리집에 칼리프에 대한 기사를 게재하며 ‘최고의 여자 권투선수 이마네 칼리프는 청년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금메달을 꿈꾼다’고 소개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칼리프의 삶은 그가 말한 대로 ‘장애물에 저항하고 극복하며 꿈을 좇는’ 여정이었다. 1999년생인 그는 16살 무렵 알제리 서부 티아레 지역 시골 마을에서 여성이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지던 축구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위협을 느낀 또래 남자 아이들은 싸움을 걸어왔다. 역설적이게도, 이들의 주먹을 피하는 능력이 칼리프를 복싱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러나 복싱을 하는 건 축구를 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매주 복싱 훈련을 받기 위해선 살고 있던 마을에서 10㎞를 이동해야 했는데, 이는 곧 버스탈 돈이 필요하단 의미였다. 사하라 사막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는 아버지는 당시 그가 복싱을 하는 걸 허락하지 않았기에 경제적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웠다. 복싱을 하기 위해 칼리프는 고철을 주웠고, 그의 어머니는 쿠스쿠스(북아프리카 아랍인의 전통 요리)를 만들어 팔았다. 그렇게 3년의 훈련 기간 끝에 19살이 되던 해 그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18년 세계여자복싱선수권대회에 출전해 17위에 올랐다.
칼리프는 파리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유니세프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나의 가장 큰 팬인 부모님이 나를 응원한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나 여자 복싱 66㎏급 16강전부터 논란에 휘말렸다. 와이(Y) 염색체 유무가 성별을 확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졌지만, 그가 엑스와이(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여성으로서 살아온 삶은 송두리째 부정당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칼리프는 여성으로 나고 자랐으며 여권 등 공식 문서에도 여성으로 표기돼 있다. 토마스 바흐 위원까지 나서 “칼리프는 명확하게 여성”이라고 했다. 칼리프의 아버지는 최근 영국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태어날 때부터 여성이었음을 증명해주는 서류와 사진을 꺼내 보였다. 그에게 칼리프는 “6살 때부터 스포츠를 사랑한 딸”이었다.
유니세프 알제리는 칼리프를 대사로 위촉한 데 대해 “청년들이 스포츠에 참여하게 하는 훌륭한 롤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관에 따르면 5살 이하 알제리 어린이 약 12.8%가 과체중으로 적정한 개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30년 성인 46%가 비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칼리프는 “많은 부모들은 스포츠가 체력뿐 아니라 정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알제리 여성들은 스포츠 참여 기회가 제한돼 있는데 이런 사회 환경은 과체중과 비만 증가 등 공중 보건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칼리프는 새로운 꿈을 말했다. “내 꿈은 금메달을 따는 겁니다. 만약 내가 우승한다면,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거예요. 특히 알제리에서 살고 있는 소외된 소녀들과 아아들에게 영감을 주길 바랍니다.”
복싱 여자부 66㎏급 4강에 진출하며 동메달을 확보한 칼리프는 7일 새벽(한국시간) 타이 국적의 잔자엠 수완나펭과 결승 진출권을 놓고 대결한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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