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논란' 매 맞은 정가은, 연극 데뷔 앞두고 다시 새긴 교훈 (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장우영 기자] ‘방송인 정가은’에서 ‘배우 정가은’으로 무대에 섰다. 성희롱 논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며 뼈저리게 반성하며 진정성을 보인 그는 ‘올스타 보잉보잉’이 대학로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자 한다.
‘올스타 보잉보잉’은 미모의 스튜어디스 애인을 셋이나 두고 있는 바람둥이 조성기가 주인공으로, 그를 둘러싼 해프닝을 다룬 코미디물이다.
스토리는 이렇다. 애인 셋의 비행 스케줄을 철저히 관리하며 몰래 데이트를 즐기는 조성기에게 어느날 악천후로 비행기가 결항하면서 애인 중 한 명이 집으로 찾아오고, 조성기의 바람을 숨겨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친구 순성과 가정부 옥희의 노력과 달리 자꾸만 돌발상황이 발생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성기의 애인 셋이 모두 모이면서 그의 연애 인생에 빨간불이 켜진다.
2001년 초연 이후 23년 동안 스테디셀러로 사랑을 받은 ‘보잉보잉’. 우 김선호, 안재홍, 안세하의 데뷔작으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2024년을 맞아 ‘보잉보잉’은 ‘올스타’를 소집했다. 200회 아싱 출연한 개그우먼 서성금을 비롯해 그룹 에이블 출신 이열, 소년24 출신 심연석, 배드키즈 출신 신하늘을 비롯해 강신혜, 김상순, 현리원, 노승민, 조유빈 등 대학로 인기배우들이 총출동 하는 것.
특히 정가은이 이번 공연에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정가은에게 있어 ‘올스타 보잉보잉’은 첫 연극 데뷔작. 기대가 모인 가운데 먼저 잡음이 일었다. 정가은이 연습 과정 중 올린 사진이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것. 성인지 감수성을 지적 받고 사과한 정가은은 5일 열린 프레스콜에서도 다시 한 번 “정말 많은 걸 느꼈다. 방송을 하는 사람으로서 조금 더 말을 함에 있어서 생각을 더 많이 해야 했다. 진중하게 언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고 고개를 숙였다.
‘올스타’ 소집에서 정가은을 섭외한 이유는 무엇일까. 손남목 연출은 ““정가은 캐스팅은 이 작품을 두고 생각했던 건 아니다. 정가은과 영화를 함께 한 바 있는 친한 남자 후배가 새로운 연극을 할 때 한번 참고하라고 했는데 마침 '올스타 보잉보잉'에서 정가은이 이수 역에 딱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안을 했다. 하루 정도 시간이 흐르고 재밌다면서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잘할 수 있을지 물어보더라. 잘할 수 없을 거 같으면 솔직하게 말하는데, 이 역할에 맞게 잘 따라와줬고, 섹시하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가은은 “연극은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분야였다. 감히 제가 문을 두드리기가 두려웠다.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연극부 활동을 했는데 그떄 한 역할이 흥부와 놀부 중 제비였다. 드디어 사람 역할을 하게 됐다. 연극은 너무 하고 싶었는데 TV 방송도 마찬가지지만 연기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연극은 더더욱 그렇다. 한호흡으로 끝까지 연기해야하다보니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제안을 받았지만 그것조차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역할이 매력적이었고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해주셔서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정가은은 “역대 이수 역을 모니터링 해봤는데 섹시한 이수, 귀여운 지수, 사차원 해수 이렇게 나눠져있지만 어떤 사람이 연기하느냐에 따라 살이 보태진다. 섹시한 이수들이 터프하면서 섹시하기도 하고 털털한 이수도 있고 가지각색이었다 섹시하다고 해서 이수가 못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섹시하면서 친절하고 매력적인 이수를 만들고 싶었다. 내 성격도 많이 집어 넣으면서 착하고 섹시한 이수를 만들려고 했다”며 “살면서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이렇게까지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몰두했나 싶다. 이번 연극으로 많은 분들이 ‘정가은이 연기도 잘하네’라고 해주셨으면 좋겠다. 대학로가 많이 죽어있다가 이제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이 분위기에 ‘보잉보잉’이 힘을 보태고 싶고, 나 또한 그 몫을 해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코로나 시기를 이겨내고 다시 꿈틀대며 일어서고 있는 대학로. “연기를 하려면 대학로를 거쳐가야지”라는 말처럼, ‘올스타 보잉보잉’이 대학로에 다시 열기를 불어 넣을지 주목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정가은이 ‘배우’로서 어떤 역할을 해낼지도 기대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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