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신경전 본격화…SK하이닉스 “최적의 공정 갖춰”

이재연 기자 2024. 8. 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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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에스케이하이닉스 경영진이 연달아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규제 에스케이하이닉스 패키징(PKG)제품개발 담당 부사장은 5일 회사 누리집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고대역폭메모리 포장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한 단계 고도화한 첨단 MR-MUF는) 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 1등 기술력을 더 공고히 하는 데 힘이 돼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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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5일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함께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HBM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에스케이하이닉스 경영진이 연달아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하이닉스의 기술 우위에 방점을 찍으며 삼성전자를 본격 견제하는 모습이다. 경쟁 심화와 인공지능(AI) 거품론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를 둘러싼 ‘장밋빛 전망’이 한풀 꺾이자 업계 내 긴장감이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규제 에스케이하이닉스 패키징(PKG)제품개발 담당 부사장은 5일 회사 누리집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고대역폭메모리 포장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인공지능 칩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는 디램(DRAM)을 여러 겹 쌓아 만든 메모리 반도체다. 쌓은 칩을 어떻게 접합하고 포장하는지에 따라 공정 종류가 나뉜다. 하이닉스는 칩 사이사이에 액체 보호재를 한 번에 주입해 굳히는 공정(MR-MUF)을 택한 반면, 삼성전자는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절연 필름을 덧댄 뒤 눌러 붙이는 공정(TC-NCF)을 적용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하이닉스 공정(MR-MUF)의 우위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뒀다. 하이닉스가 2019년께 처음 적용한 해당 공정이 회사의 기술 주도권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한 단계 고도화한 첨단 MR-MUF는) 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 1등 기술력을 더 공고히 하는 데 힘이 돼줄 것”이라고 했다. 칩을 더 많이 쌓을수록 하이닉스 공정이 불리해진다는 일부 평가를 향해서는 “고단 적층에도 (MR-MUF가) 최적의 기술”이라고 반박했다. 회사는 “(TC-NCF에 비해 MR-MUF가)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규제 SK하이닉스 부사장. SK하이닉스 제공

고대역폭메모리를 둘러싼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제까지 하이닉스는 최신 세대 고대역폭메모리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으나, 최근 들어 삼성전자의 진입으로 인한 경쟁 심화와 인공지능 거품론 같은 악재에 직면해 있다. 지금껏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온 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의 높은 수익성도 장담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경쟁사를 향한 경계심이 짙어질 수밖에 없는 국면인 셈이다.

최태원 회장도 이날 경기도 이천 본사를 찾아 고대역폭메모리 생산 라인을 둘러본 뒤 “내년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조기 상용화하자”고 말했다. 인공지능 거품론에 대해서는 “인공지능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흔들림 없이 기술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차세대 제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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