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원했던 단 하나 … 金 따고 울어버린 조코비치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4. 8. 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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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된 올림픽 영웅들

◆ 2024 파리올림픽 ◆

올림픽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올림피언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금메달을 확정 지은 후 환호하는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 연기하는 시몬 바일스(27·미국), 금메달을 들고 기뻐하는 스코티 셰플러(28·미국)와 케이티 러데키(27·미국). 연합뉴스

살아 있는 전설 그 자체인 올림피언들이 프랑스 파리를 지배하고 있다.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라는 칭호를 얻은 이들은 전 세계 최고 스포츠인들이 자웅을 겨루는 꿈의 올림픽 무대를 금빛으로 장식했다.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로 커리어에 화룡점정을 찍은 대표적 인물이 바로 테니스의 영웅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다.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 라파엘 나달(38·스페인)과 함께 테니스 '빅3' 중 한 명으로 평가되던 그는 이번 파리 무대에서 누구보다 금메달을 절실히 원했다.

조코비치는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에서 24차례나 우승을 맛본 최고의 선수다. 다만 유독 지난 네 차례 올림픽 무대에선 승리의 여신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의 라이벌로 평가되는 페더러와 나달은 각각 남자 단식, 남자 복식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쥔 경험이 있다. 반면 조코비치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획득한 단식 동메달이다.

이번에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조코비치는 페더러, 나달을 확실하게 넘어서는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무엇보다 떠오르는 샛별 카를로스 알카라스(23·스페인)와 대결을 통해 정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87년생으로 40대에 가까워진 조코비치에게는 '지는 해'라는 혹평이 종종 잇따랐는데, 최근 메이저 대회를 제패 중인 알카라스를 잡는 투혼을 보이면서 대미를 장식했기 때문이다.

이날 조코비치는 1·2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모두 따냈다. 마지막 금빛 스매싱으로 정상에 오른 순간 조코비치는 코트에 주저앉아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롤랑가로스 관중은 커리어의 마지막 조각을 완성한 그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시몬 바일스(27·미국)도 곡예를 펼치며 펄펄 날고 있다. 그는 벌써 이번 올림픽 단체전·개인종합·도마에서 금메달 3개를 추가했다. 커리어 통산 7개의 금맥 캐기에 성공한 그는 이미 위대한 기계체조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바일스에게 올해 올림픽은 특별하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선 단체전 은메달과 평균대 동메달을 획득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바일스는 도쿄 대회 때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대부분 결선에 결장했다. 당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바일스는 특급 스포츠 스타가 겪는 정신 건강의 심각성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며 올해의 선수로 선정하기도 했다.

기적적으로 재활에 성공해 파리행 티켓을 얻은 바일스는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고, 올해 5관왕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바일스는 2028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에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재진행형인 바일스의 도전 스토리는 많은 팬에게 올림픽 도전정신을 일깨우며 감동을 주고 있다.

살아 있는 전설을 논할 때 파리올림픽 양궁 전 종목을 석권한 한국을 빼놓을 없다. 대들보 김우진(32)은 남자 단체전·혼성전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정상에 서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개인 통산으로는 다섯 번째 금메달로, 금메달 4개를 딴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을 넘어 역대 한국인 최다 금메달 신기록까지 쐈다.

전훈영(30), 임시현(21), 남수현(19)으로 이뤄진 양궁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라는 믿기지 않는 대업을 달성했다. 올림픽 양궁에서 10연패를 달성한 건 한국이 처음이다. 전 종목을 통틀어서도 이 대기록을 가진 건 미국 남자 수영 400m 혼계영 대표팀밖에 없다.

남자 골프 세계 1위인 스코티 셰플러(28·미국)도 파리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낸 인물 중 한 명이다. 5일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나쇼날에서 열린 남자 골프 최종일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로 9타를 줄여 역전 우승을 이뤄낸 것이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게 4타 뒤진 공동 6위였던 셰플러는 막판 버디쇼로 순위를 뒤집었다. 올해 마스터스를 제패하는 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6승을 거뒀던 셰플러는 자신의 이력에 올림픽 금메달을 추가했다.

여자 수영계에도 살아 있는 전설이 있다. 케이티 러데키(27·미국)가 그 주인공으로, 파리올림픽에서 커리어 통산 아홉 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체조 선수 라리사 라티니나(소련)와 함께 역대 여자 금메달리스트 중 최다 메달 공동 1위에 빛난다.

그는 4일 프랑스 파리라데팡스 경기장에서 열린 수영 경영 여자 자유형 800m 결승에서 8분11초04로 우승했다. 러데키는 이 종목으로 올림픽 4연패를 달성했다. 통산 메달은 총 14개(금메달 9개·은메달 4개·동메달 1개)에 달한다. 러데키의 금빛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금메달을 따낸 후 "2028 LA올림픽에서도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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