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에너지 분야 비효율, AI가 좋은 해결책"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4. 8. 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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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연구는 인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출발했다.

그러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AI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세상에 배포되기 시작했고, 실험실에만 머물러 있던 AI를 다양한 기업에서 실시간으로 실험하는 시스템이 되면서 부정적인 영향도 나타났다.

이때부터 학자들은 AI를 보다 나은 관점에서 연구할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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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연어처리 분야 석학 크리스 매닝 스탠퍼드대 교수
"인류 당면한 지속가능문제
인공지능으로 해결 가능성
AI 전력 소모도 줄어들 것"
韓AI투자, 알파고 이후 급증
크리스 매닝 스탠퍼드대 교수가 5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인선 기자

인공지능(AI) 연구는 인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출발했다. 그러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AI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세상에 배포되기 시작했고, 실험실에만 머물러 있던 AI를 다양한 기업에서 실시간으로 실험하는 시스템이 되면서 부정적인 영향도 나타났다. 이때부터 학자들은 AI를 보다 나은 관점에서 연구할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자연어처리(NLP) 분야 세계적 석학인 크리스 매닝 스탠퍼드대 교수 역시 이 같은 문제의식을 지닌 학자 중 한 명이다. 매일경제는 5일 '인공지능국제회의(IJCAI)' 참석차 제주도를 방문한 매닝 교수를 만나 그가 그리는 '인간 중심 AI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IJCAI의 일환으로 열린 '지속가능한 전환과 AI'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워크숍에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분석하는 인공지능 툴을 발표한다.

―AI가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영역은.

▷우선 의료 분야에 많은 기회가 있다. 다양한 스캔과 이미지를 분석하는 데 AI를 사용할 수 있다. AI가 인간보다 반드시 더 뛰어나지는 않겠지만 세계 여러 지역에서 잘 훈련된 의사들이 부족해 많은 사람이 적시에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때 AI가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AI는 재활용품 분류와 같이 최적화가 가능한 곳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등 AI를 통해 에너지 사용 효율을 늘리는 데에도 많은 기회가 있다.

―AI가 과다한 에너지 사용, 저작권 침해 등 인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AI의 에너지 사용은 심각하고 점점 커지는 문제다. 궁극적으로는 더 발전된 컴퓨팅과 AI 기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현재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막대한 양의 전기를 사용하지만 인간의 뇌는 약 15W의 매우 적은 전기로도 작동한다. 따라서 인간의 뇌처럼 에너지 효율적인 컴퓨터를 설계하는 것이 연구 과제가 될 것이다.

저작권의 경우 현재 오픈AI, 스태빌리티, 구글 등을 상대로 한 소송이 12건 이상 진행 중이다. 이 중 일부가 해결되면 법적 명확성이 더 생길 것으로 보인다.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와 대규모언어모델을 만드는 데 급급한 나머지 데이터를 소유한 사람들을 무시했다는 느낌이 있지만, 동시에 우리는 새로운 법적 시스템을 만들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30년간 AI를 연구해왔는데 지금 가장 흥미를 느끼고 연구 중인 주제는 무엇인가.

▷대규모언어모델이 많이 발전했지만 컴퓨터는 여전히 인간처럼 언어를 습득하지 못한다. 컴퓨터의 학습 모델은 대규모 데이터를 사용한 통계 분석에서 비롯됐는데 이는 인간의 학습 방식과는 다르다. 인간은 7500만~1억개 단어의 데이터만 접해도 매우 뛰어난 언어 사용자가 되지만 현존하는 최고 대규모언어모델도 1조개 이상의 단어 데이터를 접해야 한다. 인간의 추론과 이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의 AI 연구나 산업 환경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기술 전반적으로 보자면 한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선도국 중 하나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분야에서 삼성이나 LG 같은 기업은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애플도 많은 삼성 부품을 사용한다. AI 분야에서 한국이 오랫동안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지만 2016년 알파고가 등장한 이후 한국에서 AI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 같다. 이후로 정부가 AI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여러 대학에서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오는 9월 세계지식포럼에서도 AI를 활용해 지속가능성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한 석학들의 통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로버트 에클스 옥스퍼드대 경영학 교수, 제니퍼 모틀레스 스비길스키 필립모리스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 인소영 KAIST 교수 등이 기업이 ESG 경영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제주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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