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임 장관 후보자, 재료연 원장 포기 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직행`

지난해 12월 재료연 원장 공모 지원 후 자진 철회
"박사과정생 논문지도" 이유로 심사 앞두고 사퇴
7개월 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8일 인사청문회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제공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한국재료연구원장 공모에 지원했다가 돌연 자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장 공모에 응모한 뒤 스스로 공모를 철회한 사례는 유 장관 후보자가 사실상 처음이다. 유 후보자는 이후 7개월 만에 재료연 소관 부처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진행된 한국재료연구원장 공모에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 신분으로 지원했다.

당시 재료연 원장 공모에는 내외부 출신 7∼8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 당시 유 장관 후보자의 동생이 검사 출신 국회의원인 유상범 의원, 영화 '친구'로 유명한 배우 유오성이라는 개인적 이력이 널리 알려지면서 그의 지원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유 장관 후보자가 공모 마감 이후 제자들의 논문 지도를 이유로 스스로 공모 지원을 철회해 심사 대상에서 빠졌다.

유 장관 후보자 측은 "재료연 원장 공모 지원 당시 5명의 박사과정생을 지도하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졸업을 앞둔 학생들도 포함돼 있어 이들의 논문 지도를 위해 공모를 철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학계에선 여태껏 출연연 기관장 공모에 지원한 인사 중 스스로 공모를 취소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제기했다. 마침 유 장관 후보자가 공모를 자진 취소한 지난해 연말과 연초 시점이 공교롭게도 과기정통부 장관을 포함한 정부 개각설이 불거진 터라 뒷말이 무성했다.

이후 진행된 재료연 원장 공모에선 재료연 내부 인사 3명이 경합을 벌여 최철진 박사가 지난 4월 재료연 원장에 최종 선임됐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재료연 원장 공모 당시 유 장관 후보자의 이름이 오르내린 상황에서 갑작스런 공모 지원 취소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어 모두 의아해 했다"며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현재의 상황에서 돌이켜 보면 장관 후보자로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다고 볼 수 밖에 없지 않냐"고 말했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8일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키로 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