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안 걸리는 암인데… 20년 동안 7배 폭증한 이유

한국인에게 비교적 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피부암 발생률이 지난 20년 사이 약 7배 폭증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에 피부암의 주요 원인인 햇빛을 피하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인에게 비교적 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피부암 발병률이 지난 20년 동안 7배 폭증했다.

5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 연구팀은 지난 1999년부터 2019년까지 20년간 피부암 환자 수를 조사한 결과 약 7배 증가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기록된 피부암 환자 수는 지난 1999년 1255명에서 지난 2019년 8778명으로 확인됐다.

본래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피부암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인들의 경우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 색소가 서양인보다 많아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더 효율적으로 보호한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피부암 발생환자 수가 7배가량 증가했다. 사진은 1999~2019년 암종별 피부암 발생자 수에 대한 표. /사진=뉴스1(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하지만 연구팀은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한국인에게도 피부암이 점차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피부암의 주원인은 햇빛 노출이다.

이어 피부암(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생종)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층은 70대 이상의 고령층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권순효 교수는 "실제로 피부암 발생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피부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암의 초기 단계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져 환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는 향후 피부암의 치료와 예방에 관한 국내 진료 지침을 정립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부암은 주로 고령의 얼굴에서 발생하므로 부모님의 얼굴에서 이상한 점이나 낫지 않는 상처가 보인다면 바로 피부과를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진원 기자 chjo063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