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 무작정 대기” 부산행복주택의 ‘무개념’ 접수방식
폭염 속 수백m 대기 줄…20대 실신
부산도시공사 ‘안일 행정’ 항의 빗발
5일 폭염경보가 내려진 부산에서 행복주택 신청을 하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서 대기하던 20대가 쓰러져 119에 실려 가는 일이 벌어졌다. 신청자가 몰릴 것이 예상됐는데도 부산도시공사는 시민들을 뙤약볕에 무작정 대기시키는 등 ‘무개념’ 접수를 진행하다 비난을 샀다.
부산도시공사는 5일 오전 8시부터 선착순으로 ‘경동 포레스트힐 행복주택 아미’(39가구)와 ‘부산시청 앞 행복주택 2단지’(23가구)의 추가입주자 모집했다. 선착순 접수였다.
신청자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접수처인 부산진구 부전동 부산도시공사 정문 앞에서 대기했고,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대기표 500개가 일찌감치 동이 났다.
오전 8시30분을 전후해 부산도시공사 청사 1층 로비에 300명, 건물 밖에 200명 등 많은 시민이 한순간에 몰리면서 질서 유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몰렸고 인근 부암역까지 수백m의 대기 줄이 형성됐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시민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준비한 입주 서류로 연신 부채질했다.
또 순서대로 대기표를 받지 못하면서 현장은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대기표를 뽑았으나 숫자가 노출되거나 대기표를 여러 차례 뽑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는 신청자와 도시공사 직원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는 등 극심한 혼잡상황이 이어졌고 경찰이 출동하기에 이르렀다.
뙤약볕에서 몇 시간을 기약 없이 기다리던 A씨(20대·여)가 실신해 119가 출동하기도 했다.
이날 모집 대상은 무주택세대구성원인 신혼부부, 고령자, 주거급여수급자 계층(대학생과 청년 계층은 무주택자)이었다. 월요일 오전 연차를 내거나 어렵게 시간을 낸 시민부터 노인과 임산부 등 많은 시민은 이유도 모른 채 찜통더위 속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며 불편을 겪었다.
시민들은 “정확한 안내가 없고 무작정 줄을 서서 기다리게 하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며 “사람이 많이 몰리자 ‘오후 3시에 다시 오라’고 안내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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