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탄핵 희화화 완성…진정한 피해자는 국민”

“정부 한 부처가 업무수행 못해”…직원들엔 “이진숙 복귀까지 잘 견뎌달라”

(시사저널=신현의 객원기자)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이 5일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진숙 위원장 탄핵에 대한 직무대행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은 5일 "기관장이 임명되고 채 이틀이 지나기도 전에 탄핵이 가결되는 희대의 촌극을 목도했다"며 "이즈음 되면 거의 탄핵의 희화화는 완성됐다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최근 이진숙 위원장 탄핵소추 관련 입장문에서 "그로 인한 진정한 피해자는 국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일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 위원장 직무대행이 됐고, 방통위는 의결 절차 진행이 어려운 1인 체제가 됐다.

김 직무대행은 "이번 탄핵이 고위공무원의 직무상 중대한 비위를 징치(懲治)하고 국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함인지, 아니면 국정 발목잡기와 정치적 분풀이를 위함인지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건국되고 37년이 지난 1985년 최초로 탄핵이 대법원장에 대해 발의됐지만 부결됐다. 처음으로 가결된 건 2004년으로 건국 후 약 56년이 지나서이고, 탄핵이 인용까지 된 건 2017년으로 건국 후 무려 69년이 지나서다. 그리고 이때까지 탄핵이 논의된 건 약 15건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2017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불과 7년 동안 탄핵이 논의된 건은 무려 23건에 이른다"며 "대상도 국무위원, 판사, 검사 나아가 방통위원장에 이르고 탄핵 대상도 아닌 방통위원장 직무대행까지 문제 삼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럴싸한 사정으로 이뤄진 거라면 눈길이라도 한 번 줄 텐데, 오로지 직무집행 정지를 노린 거란 걸 범부도 알 지경"이라며 "현재 이뤄지고 있는 탄핵들은 법적 공백을 파고든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 한 부처가 무기력하게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그 소속 공무원의 사기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건 바로 국민의 불행"이라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그러면서 국회 몫 상임위원 추천 절차를 진행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국회에 상임위원 3명에 대한 추천 절차를 꼭 진행해 방통위 기능 회복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헌법재판소도 향후 탄핵소추 절차가 진행되면 신속한 심판을 통해 기관장 부재의 사태를 조속히 종식해 주시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앞서 김 직무대행은 이날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는 게시판 글에서 "정치권이 아무리 눈앞의 위협이 되고 여러분에게 이런저런 위압을 가한다고 하더라도 국민 앞에서는 미미하기 그지없는 존재들"이라며 "위원장께서 시련을 잘 이겨내시고 조속히 복귀하시어 잠시 미뤄뒀던 멋진 출발을 직원 여러분과 함께할 날을 간절히 기다린다. 그때까지 어렵더라도 서로 보듬고 위로하며 잘 견뎌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