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혁신없는 큐텐의 'IPO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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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 경영진은 기업공개(IPO) 후의 일에는 관심 없이 개인 지분의 매각 목적 등으로 오로지 IPO 자체에만 집중한다. IPO 분식이라고 할 만하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구 대표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재무구조가 안 좋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빚으로 빚을 돌려막는 방식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이어가다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에게 큰 피해를 끼친 데 대해 일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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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 경영진은 기업공개(IPO) 후의 일에는 관심 없이 개인 지분의 매각 목적 등으로 오로지 IPO 자체에만 집중한다. IPO 분식이라고 할 만하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구 대표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재무구조가 안 좋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빚으로 빚을 돌려막는 방식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이어가다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에게 큰 피해를 끼친 데 대해 일갈한 것이다.
큐텐은 최근 2년 사이 티몬(2022년 9월), 인터파크커머스(2023년 3월), 위메프(2023년 4월), 위시플러스(2024년 2월), AK몰(2024년 3월) 등 국내외 쇼핑몰 5곳을 잇달아 인수했다. 쿠팡이 2021년 3월 나스닥에서 70조원 규모의 엄청난 몸값을 평가받으면서 성공적으로 상장한 이후였다. 쿠팡처럼 적자라도 매출 규모를 키우면 자본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외형 성장에 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익일 배송'이란 과거에 없던 혁신을 이뤄낸 쿠팡과 달리 큐텐에 혁신은 없었다. 다른 오픈마켓들과 같은 물건에 할인 쿠폰만 더 얹어 사실상 밑지는 장사를 이어갔다. 높은 거래액을 기반으로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나스닥에 상장시키려던 욕심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외부 자본 유치는 못했고 재무구조는 갈수록 악화됐다.
큐텐이 티메프를 인수하면서 국내에서만 월간 거래액이 1조원까지 커졌다. 하지만 거래액 증가 속도 이상으로 빚은 더 빠르게 증가했다. 티메프의 유동부채(1년 이내 갚아야 할 돈)는 큐텐에 인수된 후 1년 만에 2000억원 이상 늘었다. 이번 지급 불능 사태로 티메프의 기업가치는 사실상 휴지 조각 수준으로 전락했다. 큐익스프레스의 기업가치도 덩달아 급락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구 대표는 1990년대 후반 인터파크 재직 당시 사내 벤처로 국내 최초 온라인 종합쇼핑몰인 G마켓을 일궈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미국 이베이 모델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해 성공하고 이를 이베이에 매각한 것이다. 하지만 쿠팡을 모델로 한 큐텐의 나스닥 도전은 대박 욕심만 냈을 뿐 혁신은 만들어내지 못했기에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큐텐과 구 대표는 임직원·투자자·소상공인·소비자 등 대국민 IPO 사기극을 벌인 셈이 됐다.
[최재원 컨슈머마켓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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