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아줌마 살때가 역시 끝물이었나”...‘이 종목’ 상반기 상승분 다 토해냈다

한미반도체 등 담은 ETF
1개월만에 최대 35% 하락
반도체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엔비디아 실적 확인후 대응”

올해 상반기 증시를 이끌어온 반도체 섹터가 인공지능(AI) 버블론과 맞물려 전반기 상승분을 대거 반납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상장지수펀드(ETF) 주가 하락률 1~20위가 모두 반도체 상품일 정도로 이 섹터의 낙폭이 압도적이다.

특히 이들 상품은 지난주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이 낙폭을 키우면서 일주일 기준으로도 최대 22% 하락률을 보였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레버리지형을 제외한 ETF 가운데 수익률 최하위는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으로 35.24% 하락했다.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도 33.77% 마이너스로 그다음을 이었다.

두 상품 모두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주요 구성 항목으로 넣은 상품이다. 한미반도체, 이수페타시스, 리노공업 등을 최대 비중으로 구성했다.

이 기간동안 한미반도체가 38%, 이수페타시스가 41%, 리노공업이 23% 하락했다. AI 반도체 대형주 상품의 대체 투자처로 주목을 받았지만, 투심이 꺾이자 대형주보다 더 큰 폭의 하락률을 보인 것이다.

이들 상품 다음으로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가 한 달 동안 33.41% 하락했고, ‘SOL 반도체후공정’이 32.99%, ‘PLUS 글로벌HBM반도체’도 31.08% 마이너스였다. 특히 하락률 20위 상품까지 한 종목도 빼놓지 않고 반도체 관련 상품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반도체 관련 지수의 하락률에서 이같은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최근 1개월 기준 KRX 반도체 지수는 29% 하락해 이날 3298.09로 마감했다. KRX 지수 가운데 한 달 새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수익률 최상위권이었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담은 ETF들도 모두 두 자릿수 하락을 면치 못했다.

올 상반기에만 58.17% 급등한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는 한 달 새 27.67% 하락했다. 상반기에 56.89% 오른 ‘KODEX 미국반도체MV’도 같은 기간 28.92% 빠졌다. 이들 종목은 엔비디아를 각각 24%, 19% 비중으로 가장 큰 구성으로 담았다.

반도체 사이클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반도체 ETF 매수세가 강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올해 상반기에만 160% 가까이 상승하고, 금리인하 등 증시 전반의 투심을 강화할 호재까지 예고되면서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국내외 반도체 기업을 세분화한 반도체 ETF를 출시했다. 이 때문에 퇴직연금, ISA 계좌 등에서 반도체 매수가 대거 들어와 최근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종목의 잇따른 주가 하락에도 이달 28일(현지시간) 계획된 미국 엔비디아 실적은 확인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7월 중순 이후 부각된 AI 산업의 수익성 우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더불어 미국의 경기 침체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어 위험 선호 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못한 구간에 돌입한 것”이라면서도 “적어도 8월 말 잭슨홀과 엔비디아 실적까지는 확인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AI) 과잉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주요 업체들의 자본지출(CAPEX) 발표를 통해 일정부분 해소됐다”면서 “주가 하락을 분할 매수의 기회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미들은 일단 이번 반도체 기업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국내 서학개미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투자한 상품은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3배 불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2억9562만달러(약 4060억원)를 순매수했다.

엔비디아 2배 레버리지 상품인 그래닛셰어스 2배 ETF도 순매수 3위로 6471만달러(약 889억원)를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