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루즈에서 열기 뿜는 ‘프랑스 바둑올림픽’을 아시나요?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 한창 진행
파리올림픽 열리는 가운데 시선집중
47개국 1411명 참가 역대 최고기록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제33회 세계 올림픽이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제66회 바둑올림픽이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 26일 개막, 참여 열기를 뿜으면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EGC 2024 툴루즈’로 명명된 이 대회는 ‘바둑올림픽’으로 불린다. 대회는 8월 10일까지 16일간 프랑스 국립항공학교(ENAC)에서 진행 중이다.
5일 이번 대회 관계자에 따르면, 대회 참가 등록자는 47개국 141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다면기 등에 참여하는 프로는 14명으로,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100여명의 인원이 조직적으로 대회를 운영한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툴루즈는 테라코타 벽돌로 만들어진 역사적 도시로, 테라코타의 색깔을 빗대서 ‘핑크도시’라는 별명이 있다. 이번 대회의 조직위원장인 이브 장은 에어버스 회사에 근무하다가 퇴임 후 유럽바둑연합의 부회장을 맡으면서 이번 대회 장소 유치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인 마틴 유럽바둑연합 회장은 축사를 통해 세계 마인드 스포츠에 바둑을 올려놓은 바둑계의 거목들을 애도했고, 일본의 페어고 협회와 바둑 도시를 꿈꾸는 중국의 취저우시에서 온 이들을 소개했다. 특히 중국의 판후이는 중국 내에서 바둑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중국 바둑의 세계화에 큰 노력을 하고 있고, 유럽 바둑 콩그레스를 집중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인물로 소개됐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한국의 윤영선 8단의 유럽 내에서의 활동도 조명되면서 그를 소개할때 청중들로부터 큰 박수가 뒤따랐다.
대회 관계자는 “프랑스 툴루즈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유럽바둑연합은 바둑 실력 면에서는 변방에 속하지만, 세계 바둑 통합의 측면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선수들과 대회 주관자들이 바둑 대회의 핵심 요소이며, EGC는 수많은 소규모 대회를 포함한 바둑의 장터와도 같은 곳”이라고 대회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곳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의 선의의 경쟁과 협력이 잘 어우러지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한중일 프로 14명의 바둑 강의는 사실상 EGC의 메인 이벤트라는 게 중론이다. 마틴 회장은 이에 총회에서 한국의 KPMC와 삼성화재배와의 관계의 중요성을 여러번 강조했다. 2006년에 출범한 KPMC는 19회를 거치며 유럽 바둑과 많은 교류와 성과를 쌓아왔다. 현재 지도사범으로 활동 중인 최원진 프로는 제14회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인물이기도 하다.
올해 열리는 24회 KPMC는 다음달 태백시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태백시는 내년 2월 제1회 세계바둑 콩그레스를 태백시에서 개최할 계획을 알리기 위해 대회장에 부스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1996년에 시작한 삼성화재 세계 바둑대회는 개최 첫해부터 ‘오픈’과 ‘글로벌’을 강조하며 29년 동안 이어져온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대회다. 현장에는 삼성 대회의 월드 조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처음으로 EGC 대회장에 설치돼 그동안의 세계 바둑과의 교류를 대변하고 있다고 한다.
대회 중국 측 관계자는 “중국은 섭위평 바둑 아카데미가 이번 대회를 후원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바둑 로봇을 설치해 유럽 바둑인들과 함께 AI와 인간의 대결을 즐기고 있다”며 “중국 취조우시는 바둑 진흥을 위한 조례를 통과시키고, 시내 각급 학교에서 바둑을 가르치는 한편 2023년 난카배 세계바둑대회를 개최해 바둑의 기원이 취조우임을 알리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최채우 삼성화재 고문은 “대회 개막식장에는 강당이 좁아 옆 강당까지 방송으로 중계했고, 세계 바둑올림픽 축제 열기는 지금도 한창”이라며 “많은 한국의 바둑팬들도 이곳 툴루즈로 날아와 이번 바둑인의 축제를 즐기고 바둑인으로서 연대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30년엔 바둑이 마인드 스포츠의 올림픽 종목으로 성장하는 꿈을 툴루즈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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