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독점 구조 깨려면 높은 배달수수료 주범인 ‘최혜 대우’ 손 봐야”
정부가 자영업자-배달플랫폼 간 상생협의체를 발족해 업체 간 경쟁을 촉진하는 등 독점 구조 완화에 나선 가운데 자사 플랫폼에 타사와 똑같은 최저가 판매나 가격 프로모션 등을 요구하는 ‘최혜 대우’를 바로잡지 않으면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배달 3사가 90% 이상을 점유한 독점 구조가 배달수수료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보고 업계 간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공공배달앱 등 수수료가 저렴한 앱을 지원하면 자연스럽게 경쟁이 활발해져 수수료가 낮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배달수수료가 2%로 업계 최저 수준인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가 이번 협의체에 참여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자영업자들은 그러나 플랫폼 업계의 ‘최혜 대우’ 관행을 먼저 손 보지 않으면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2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은 자영업자에게 자사 플랫폼에 가장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도록 최혜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김영명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전국사장님 모임’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플랫폼 업체들은 음식 가격과 프로모션 뿐 아니라 영업시간과 최소배달금액 등 자영업자의 고유영역에서까지 최혜 대우를 요구한다”면서 “거부하면 배민클럽 이용을 못 하게 하거나, 쿠팡 와우 뱃지를 박탈하는 등 홍보에 불이익을 줘 매출 감소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주요 배달앱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최혜 대우가 적용되면 입점업체는 수수료가 낮은 플랫폼에서도 배민·쿠팡 등 주요 플랫폼과 같은 가격에 상품을 팔아야 한다. 낮은 배달 수수료로 생기는 이익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작다는 뜻이다. 가격 경쟁력을 기준으로 배달앱을 선택하는 소비자로서는 음식 가격이 같다면 굳이 배달수수료가 낮은 앱을 이용할 유인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치킨점주 A씨는 “공공배달앱에도 입점해 있지만 인지도도 떨어지고 다른 곳보다 저렴하지도 않아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있다”며 “주문 건수는 0건 수준”이라고 했다.
시민단체 등은 지난달 배민 등의 최혜 대우 요구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주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입점업체가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가격이나 프로모션 등을 다른 앱과 비교해 맞추라는 건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불이익 제공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플랫폼마다 수수료율과 배달비 등이 다 다른 사정을 고려해 입점업주가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혜 대우 요구가 경쟁업체와의 거래를 차단하려는 의도일 경우 제재 사유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제한성 여부가 핵심”이라며 “꼭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지 않더라도 유·무형의 강요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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