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초대형 IB 목표 …“2~3년 안에 2차 M&A”

정민하 기자 2024. 8. 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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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산하 다른 초대형 IB와 비슷한 규모
펀드 자금은 스타트업 초기 투자 등 활용
12월 주식 중개 MTS 오픈 예정

이달 1일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을 위해 2조원 규모 그룹 계열사 공동펀드를 활용해 IB영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초대형 IB가 되려면 자기자본 4조원을 갖춰야 하는데, 현재 우리투자증권 자기자본은 1조1500억원 규모다. 최소 3조원을 확충해야 한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왼쪽 두번째)가 5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비전 및 중장기 전략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5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TP타워 본사에서 출범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빠르면 5년 안에 업계 10위권에 진입하고, 10년 안에 초대형 IB가 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남 대표를 비롯해 기업금융 부문 양완규 부사장,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부문 박기웅 부사장, 리테일(주식중개 및 자산관리) 부문 심기우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초대형 IB가 되면 증권사가 자기자본의 2배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4조원 넘는 자기자본을 갖춰야 한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자기자본은 1조1500억원 규모로, 업계 18위 중소형 증권사 수준이다. 못해도 3조원을 추가 수혈해야 한다.

남 대표는 중장기적인 자본 확충 계획에 관해 “5년 안에 3조원, 10년 안에 5조원 자기자본을 내부적으로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자본 확충 방법으로 자체적인 이익 축적을 통해 자본금을 늘려나가는 유기적 성장과 2차 인수합병(M&A)·유상증자 두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2차 M&A는 빠르면 2~3년 안에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출발점에서 부족한 자본은 계열사 간 공동펀드로 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대 2조원 규모의 계열사 공동펀드를 조성해 우량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투자하는 등 우리금융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내고 IB 부문 경쟁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렇게 계열사 공동펀드와 발행어음을 통해 운용 가능한 영업 가용 자본은 약 4조원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양완규 우리투자증권 종합금융부문장(가운데)이 5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사업부문별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기업금융 부문 양완규 부사장은 “KB와 NH투자증권 등 금융지주 산하 초대형 IB의 잔여 가용 자본 평균값 대비 많다”면서 이는 증권 시장 내 고속 성장을 추진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 산하의 자본시장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의 생애주기별 서비스, 즉 흥망성쇠 과정에 있어 그룹 계열사와 협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펀드로 조성된 자금은 주로 스타트업 기업의 초기 투자, 기업의 사이클에 따라 자금이 필요한 인수금융, DCM(채권발행시장), 부동산 자기자본 투자 등 모든 영역에 투자할 예정이다. 양 부사장은 “국가 경제의 기반을 이루는 게 기업이기에, 이에 대한 시딩(초기설정자금) 투자가 중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출범 초기 ▲사모펀드(PE), 벤처캐피탈(VC) 등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 ▲기업공개(IPO), 채권발행, 인수금융 등 주선권 확보 ▲지분투자 확대 등을 통해 투자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부동산 시장 저가 매수 기회를 포착하는 등의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양 부사장은 “우리은행은 국내 기업 관련 주거래 은행 등록 수 1위로, 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업 생애 주기별 자금 조달 흐름 전반에 토탈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또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로 타사 충당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투자증권은 신규 투자 여력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했다.

대형사에 쏠린 ECM(주식발행시장)과 DCM 부문에서 어떤 전략을 취할 건지에 관한 질문엔 “DCM 부문은 과거에 해왔던 여신 부문과 더불어 (증권사 출범으로) 사모·공모사채 발행·인수 등을 할 수 있게 돼 그룹 전반적인 흐름 구조가 완성됐다”고 했다. 다만 “IPO는 최소한 2~3년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속도를 내기보단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강소기업, 이른바 스타트업 투자와 가치 성장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왼쪽 세번째)가 5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비전 및 중장기 전략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S&T 부문 박기웅 부사장은 발행시장과 고객의 가교 역할 강화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출범 초기에는 RP(환매조건부채권),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유가증권 등 국내 상품 기반 S&T 역할 재정비에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이후 해외채권, 대체자산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중기적으로 글로벌 시장 조성자로 성장해 2028년까지 운용자산 1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리테일 부문 심기우 부사장은 금융투자상품의 판매 기반 확대를 목표로 설정했다. 국내 주식 중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오는 12월 공개하고, 다양한 상품을 개인 고객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펀드수퍼마켓 기능에 더해 주식, 채권 중개가 가능한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고액 자산가 3만명, 고객자산 4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초고액 자산가를 위해서는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PB 영업의 거점 센터로 활용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심 부사장은 “기존 은행 고객을 증권 고객화하는 것에 최대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브로커리지로 우리금융의 우량고객을 확보하고, 기존 펀드수퍼마켓을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고객을 록인(Lock-in)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점 확장 전략보단 초고액 자산가 대상 맞춤형 프라이빗뱅킹(PB)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연계 기업을 대상으로 선별적인 대면영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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