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요원’ 명단 유출 정보사, 이번엔 하극상 혐의 여단장이 사령관 고소

해외에서 신분을 위장해 활동하는 ‘블랙 요원’ 신상 등이 담긴 기밀 자료를 소속 군무원이 중국인에게 유출해 논란의 중심에 선 국군정보사령부에서 하극상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던 여단장(준장)이 정보사령관(소장)을 고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뉴스1

5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A 여단장은 지난달 17일 국방부 조사본부에 정보사령관 B 소장을 폭행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했다. 정보사령관이 보좌관을 시켜 자신의 출퇴근 시간 등 동향을 감시해 보고하게 했고(직권남용), 지난 6월 사령관 보고 과정에서 결재판을 던졌다(폭행)는 것이다.

이번에 사령관을 고소한 A여단장은 고소에 앞서 상관 모욕 혐의로 국방부 조사본부에 신고돼 조사를 받는 중이었다. A여단장은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민간 단체의 영외사무실 사용 문제와 관련해 상관인 정보사령관에게 “법대로 하라”거나 “비전문가가 지휘관을 하니까 간섭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면전에서 모욕하고 욕설했다는 혐의다. 이른바 하극상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정보사령관과 A여단장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급자인 A여단장이 정보사령관보다 육군사관학교 3년 선배인 것이 두 사람 갈등의 원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계급 역전에 따른 선후배간의 불편한 관계가 요인이라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블랙요원 기밀 유출 사건에 더해 부대 사령관과 여단장의 갈등도 불거지면서 정보사 위상과 기강이 땅에 떨어졌다”고 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최근 블랙요원 기밀 유출 사건이 외부로 노출된 것도 두 사람의 갈등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고 했다. A여단장은 대북 인적 정보를 수집하는 휴민트(HUMINT) 업무를 총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