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텃밭` 호남, 전대로 존재감 찾나

김세희 2024. 8. 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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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정치권이 이번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존재감을 찾을 지 주목된다.

전북 출신인 한준호 후보와 전남 출신 민형배 후보는 호남 최고위원 경선에서 당선권인 5위 안에 진입했다.

당내 재선 의원은 "호남 의원들이 결집하면서 조직력을 동원하면 다른 지역 경선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다"며 "후보들 역시 호남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 힘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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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부터), 김두관, 김지수 등 3명의 당 대표 후보와 8명의 최고위원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호남 정치권이 이번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존재감을 찾을 지 주목된다. 전북 출신인 한준호 후보와 전남 출신 민형배 후보는 호남 최고위원 경선에서 당선권인 5위 안에 진입했다. 향후 서울 수도권 경선에서도 이 여세가 이어져 당선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당 텃밭이자 심장부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21대 국회 이후 호남지역 국회의원의 당 지도부 자력 입성은 번번히 실패했다.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은 전반기, 송갑석 전 의원(전남 고흥)은 후반기 전당대회에 나섰으나 최고위원에 당선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호남이 민주당의 변방으로 밀려나고, 호남 정치력의 부재라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과거 김원기·정세균 전 국회의장, 정동영 대선후보, 박지원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중앙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때와 비교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지역 순회 경선 이후 한 후보와 민 후보가 당선 순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지도부 입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북 전주가 고향인 한 후보는 전북에서 '깜짝 1위' 한 것에 힘입어 누적 득표율이 6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전남 해남 출신인 민 후보도 광주·전남 경선에서 1위를 하며 8위에서 5위로 급상승했다. 두 후보 모두 최고위원 당선권(5위까지 선출)에 진입한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호남 정치권 현역 의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조직력과 권리당원 표심이 결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별 의원별로 지지성향이 갈렸던 지난 전당대회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것이다.

사전에 미리 호남 현역 의원들이 힘을 모은 정황도 포착된다. 가장 맏형인 박지원 의원은 지난달 31일 여의도에서 광주·전남의원들을 만났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호남이 8년여 남짓 지도부를 배출하지 못한다면 민심이 어떻하겠느냐'는 취지로 세 규합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에는 여의도에서 전북 국회의원 10명과 회동을 가졌다. 박 의원은 이날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민 후보와 한 후보가 지도부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자고 거듭 강조했다"며 "호남 정치 복원을 위해서, 추후 지방선거를 위해서도 우리 호남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조로 간다면 호남 표심이 다른 지역 경선 표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10~11일 경선을 치르는 경기의 권리당원은 27만7474명, 세종 7704명, 대전 3만907명이다. 17일 마지막 경선을 치르는 서울의 권리당원은 21만 5173명이다. 이 중 수도권 당원은 20~30%가 호남 출향민이거나 영향권에 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중론이다.

당내 재선 의원은 "호남 의원들이 결집하면서 조직력을 동원하면 다른 지역 경선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다"며 "후보들 역시 호남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 힘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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