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잘할 수 있대요"…복덩이 벌써 4살 됐다, 아빠와 시구 잔뜩 기대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사실 걱정 많았거든요. 근데 딸이 계속 잘할 수 있다고 하니까."
두산 베어스 3루수 허경민(34)은 4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조금은 긴장하고 있었다. 딸 서우(4)와 시구가 예정됐기 때문. 구단은 허경민이 지난달 28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KBO 역대 68번째로 1500경기 출전을 달성한 것을 기념해 부녀의 시구를 기획했다. 시구자로 나설 딸 서우가 공을 던지면 아빠 허경민이 공을 받기로 했다.
허경민에게 딸 서우는 복덩이다. 허경민은 2018년 12월 4살 연상인 오하나 씨와 결혼했고, 2020년 7월 서우가 태어났다. 2020년은 허경민이 생애 첫 FA를 앞둔 시즌이었다. 허경민은 그해 117경기, 타율 0.332(437타수 145안타), 출루율 0.382, 장타율 0.442, 58타점, 70득점으로 활약하면서 FA 시장 최대어로 떠올랐고 두산과 4+3년 총액 85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대박을 터뜨렸다.
FA 계약에 앞서 2020년 10월 허경민 부부는 두산 구단 사무실에 딸 서우의 백일 기념 떡을 돌렸다. 떡을 포장한 케이스에는 '허서우 백일. 준비한 떡 맛있게 드시고 축하해주세요. 한번 두린이는 영원한 두린이'라고 적혀 있었다. 당시 두산과 계약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는데도 허경민 부부는 구단 관계자들에게 딸을 '영원한 두린이'라고 소개하며 팀을 향한 애정을 보였다.
허경민은 프로에 와서 두산이 아닌 팀을 상상한 적이 없었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09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지명을 받아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012년부터 백업 내야수로 1군에서 조금씩 기회를 얻기 시작했고, 2015년부터 주전 3루수로 도약해 1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허경민은 두산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KBO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 우승(2015, 2016, 2019년)을 차지하는 동안 부동의 주전 3루수로 전성기를 누렸다. 허경민은 명문 구단인 두산의 선수인 것을 늘 자랑스러워했고, 그래서 딸도 두린이로 키웠다.
허경민인 FA 계약 당시 "지금은 너무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우리 서우가 많은 두산 팬분들께서 예뻐해 주고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시구자로 나와서 스트라이크를 던져주길 바란다"고 진심으로 이야기했다. 4년 사이 쑥쑥 큰 딸 서우는 이제 아빠의 소원인 시구를 할 수 있는 어린이가 됐다.
딸과 시구하는 꿈을 눈앞에 둔 허경민은 어느 때보다 밝아 보였다. 그는 생각보다 딸의 시구가 빨리 성사됐다는 말에 "지금 시기가 가장 예쁠 것 같았다. 사실 나도 걱정이 많았다. 입장하다가 시구를 안 한다고 해버릴까 봐. 근데 딸이 계속 할 수 있다고, 잘할 수 있다고 하니까 믿고 시켜보려 한다. 좋은 그림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서우는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위해 아빠와 부단히 시구를 연습했다. 허경민은 "연습을 틈틈이 계속 하긴 했는데, (야구선수 딸의) 기질을 한번 믿어보려 한다. 서우에게는 많은 분들이 서우만 바라보면서 박수를 쳐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손도 잘 흔들고 인사도 잘하자고 당부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재미있게 공을 던지고 오자고 하니까 자기 말로는 잘할 수 있다더라"며 4살 딸의 자신감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집에서 연습을 할 때 날로 조금씩 좋아졌다. 막상 시구하러 나갔을 때 어떻게 던질지 모르겠는데, 시구하기 위해 마운드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아빠로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허경민은 지난 2021년 5월 2일 잠실 SSG전에서 이미 한번 꿈을 이뤘다. 아버지 허성남 씨가 아들의 개인 통산 1000안타를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시구자로 나섰다. 아버지는 마운드 위에서 자랑스러운 아들을 향해 힘차게 공을 던졌고, 아들은 받은 공을 들고 뛰어가 아버지를 꼭 껴안았다.
허경민은 당시 "정말 야구 인생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것 가운데 하나를 이룰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그동안 아버지께서 아들 뒷바라지 해주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는데, 이렇게 시구까지 멋지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야구를 그만두는 날까지 주전으로 많이 나오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아들이 되겠다. 그러니 그동안 고생하신 어머니와 데이트도 많이 하면서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아들로서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하며 미소를 지었다.
3년 전 아버지와 시구했을 때보다 딸과 시구를 준비하는 지금이 조금 더 뭉클하다고 했다. 허경민은 "아빠와 딸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조금 뭉클하더라. 야구 선수를 하면서 해보고 싶었던 일 가운데 하나라서 설렜다. 시구를 해서 설레기도 하고, 서우가 시구를 하는 만큼 그 기운을 받아서 꼭 팀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무더위에 딸 서우의 시구는 무산됐다. 이틀 연속 폭염 경보가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 선수들은 탈진 증상을 보이고, 관중석에서도 온열질환을 호소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경기를 강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4일 경기가 폭염으로 취소되면서 허경민의 꿈은 잠시 뒤로 미루게 됐다. 구단은 허경민과 딸 서우의 시구 행사를 추후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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