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육연맹 "교사에 AI 교과서 '끊을 권리' 허락돼야"

김정현 기자 2024. 8. 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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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교원노조들의 연맹 단체가 교육 현장에서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할 권리를 교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취지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5일 전교조에 따르면, 178개국 383개 교원노조 등이 가입한 '국제교육연맹(Education International·EI)'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현지시간)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제10차 총회를 갖고 이같은 '기술, AI 그리고 교직의 미래' 결의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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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등 세계 교원노조 383개 가맹 국제교육연맹
아르헨서 총회 갖고 AI 기술 관련 41개조 결의 채택
"데이터는 '필요한만큼, 가능한 한 적게' 수집돼야"
전교조 "韓 AI 교과서에 대한 우려 반영"…견제 예상


[서울=뉴시스]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옛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DB). 2024.08.05.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세계 교원노조들의 연맹 단체가 교육 현장에서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할 권리를 교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취지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교사와 학생의 데이터는 가능한 한 적게 수집해야 한다"는 내용도 결의에 포함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번 결의문이 교육부가 내년부터 도입을 예고한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AI 교과서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5일 전교조에 따르면, 178개국 383개 교원노조 등이 가입한 '국제교육연맹(Education International·EI)'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현지시간)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제10차 총회를 갖고 이같은 '기술, AI 그리고 교직의 미래' 결의문을 채택했다.

EI의 이번 결의문은 총 41개 조항으로, AI 기술이 교육 현장에 적용되는데 대한 인식과 EI의 주장, EI 소속단체와 집행위원회의 행동에 대한 지시들로 구성됐다.

EI는 "교사는 교육적으로 건전하고 교사 및 교육기관의 실제적인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교육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EI는 "교사는 서로 연결할 권리와 연결을 끊을 권리를 모두 가지고 있다"며 "기술은 근무 시간 외에 연결을 끊을 수 없다면 교사의 복지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연결을 끊을 권리'란 AI 기술의 학습 활용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뜻한다.

EI는 "정부는 교육에서 데이터 마이닝(수집)을 규제하고 데이터의 기밀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교육은 민간 기업의 데이터 마이닝 시장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EI는 "교사와 학생의 데이터는 '필요한 만큼, 가능한 한 적게'라는 원칙에 따라 수집돼야 한다"며 "데이터 수집의 목적은 항상 교육의 형평성, 포함성 및 질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AI 교과서는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능을 높여간다. 다만 교과서를 개발하는 사교육 업체로 학생들의 광범위한 학습 데이터가 흘러가 악용될 우려가 교육계에서 지적돼 왔다.

[서울=뉴시스] 2023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가 열린 지난해 9월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교육부 부스에서 디지털 기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4.08.05. photo@newsis.com

EI는 가맹 조직들에 "정부에 모든 학생, 교사의 다양성을 위한 공평한 기술 접근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교육의 기술과 AI 도구의 개발·시범·실행·평가에 있어서 교육전문가의 대표성을 주장"하도록 지시했다.

또 "교사·학생 모두를 위한 강화된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데이터 보안 조치의 시행을 옹호"할 것과 "공교육에서 기술의 획득·개발·사용에 관한 거버넌스 및 감독 책임을 지기 위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기백 전교조 대변인은 "이번 결의문의 중점 사항은 디지털 교육 관련 정책에 있어 소외되는 계층이나 구성원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교사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교사가 대표성을 갖고 정책 전반에 참여해야 된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한국 교육부에서 펼치고 있는 디지털 교육 정책은 교사가 중심으로 참여한다고 보기 힘들다"며 "AI 교과서나 어떤 기기이든 교사가 학습에 필요한 기자재나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자율성이나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EI 가맹단체다. 전희영 위원장은 이번 EI 총회 집행위원으로 참석해 결의문에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을 표명했다. 또한 EI 측에 한국의 AI 교과서와 관련한 국제조사단 파견을 요청해 절차를 협의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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