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김경진 "시진핑 1인집중에 中 개판…尹, 한동훈의 변화 밀어줘야"

한기호 2024. 8. 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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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캠프 출신 金, 총선패배 넉달뒤 돌아와
"韓대표 개혁 밀어준 당심, 대통령도 후원을"
"참패 韓탓 동의 못한 당원 60%대 압도적 재신임"
"주변서 갈등 키워도 尹-韓 중심간 소통 단단히"
윤심떠난 당심에 민주 '이재명 1극' 취약 주장도
지난 4·10 총선 공식선거운동 기간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동대문구를 찾아 동대문갑·을 후보인 김영우(오른쪽) 전 의원, 김경진(왼쪽) 전 의원과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김경진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을 대선 경선 대외협력특보와 본선 상임공보특보단장으로서 도왔던 김경진 국민의힘 전 의원은 5일 윤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충고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집권여당 리더십을 일임하고 직접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다.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제22대 총선 서울 동대문을 낙선 약 4달 만에 침묵을 깨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께서 어쨌든 한동훈 대표가 하고자 하는 '변화'에 대해 전폭적으로 좀 지지해주고 포용해주고 밀어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며 "대한민국 정도의 세계 10위권 큰 나라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 많은 정책적 논쟁점들을 갖고 본다면 한명의 원탑이 다 결정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중국 같은 나라는 중앙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아홉분이 사실상 섹터를 나눠가지고 이게 분할해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였다"며 "그런데 그게(집단지도체제에서 권력이) 시진핑(현 국가주석) 1인으로 몰리면서 나라가 개판으로 돼 있지 않나"라고 예를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과 관련된 정치개혁 부분에선 한 대표를 신뢰하고 힘을 실어줘도 된다는 게, 이번 전당대회에서 나타난 당원의 당심"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시진핑 1인 지배를 비판한 김 전 의원은 "대통령 본인이 '1호 당원'이지 '당의 대표'는 아니시지 않나. (관심을) 끄시라는 것 보단, 대통령이라면 당 운영과 관련해 실질적인 영향력이 되게 막강한데 본인이 원톱으로 다 의사결정을 하려 하시지 말고, 당대표와 두루두루 협의하시고"라며 "대표가 하고자 하는 개혁방안에 대해선 이번 전대에서 당원 의사결정이 워낙 명확하니까 조금 지지하고 후원하고 밀어주셨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한 대표는 당대표 경선 80% 비중의 당원투표와 20%의 국민(당 지지층과 무당층) 여론조사에서 고르게 약 63%의 과반 지지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당선됐다. 김 전 의원은 장외 반한(反한동훈)·친윤(親윤석열) 스피커인 신평 변호사가 '한동훈이 위대한 정치인으로서 압승한 걸로 보이는 건 한빠(한동훈 팬덤 폄하표현)들의 착시다. 직전 총선에서 독점적인 지위(비대위원장)를 누리고 관리를 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한 것도 반박했다.

김 전 의원은 한 대표 득표율을 들어 "당원 80%가 가진 시각은 신평 변호사가 가진 분석·평가와는 다르다. 당원 정도 되시는 분들은 사실 기사 제목 읽으면 그 행간을 다 아는 상당한 정치 고관여층"이라며 "압도적인 재신임은 '총선 패배 책임이 한동훈이 아니다, 오히려 총선 과정에 한동훈이 지휘하려 한 부분이 힘에 부쳐 제대로 안 된 게 아니냐, 그래서 이번에 조금 더 힘을 몰아줘야되는 게 아니냐'는 데 당원들의 마음이 일치한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이게 총선 당시 인재영입위원회를 (친윤 핵심 의원인) 이철규 위원장이 맡으셨고 그때도 여러 가지 용산과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 사이에 조금 불편한 기류들이 기사화되기도 했다"며 "당시 한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공천해서 본인이 심은 사람들이 비례대표 의원이 되고, (지역구) 출마를 했기 때문에 판 구조가 한동훈 판으로 될 수밖에 없었단 (신 변호사 등의) 분석에 대해선 좀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향후 윤·한 관계에 대해선 "주변 세력으로 인해 갈등이 증폭되는 면들이 있는데 중요한 건 윤석열·한동훈 이 두분의 코어(중심)가 어떤 의지를 갖고 정치를 해나가느냐"라며 "잔잔한 갈등요소는 상존한다고 할지라도, 두분이 의지를 갖고 화합해 '우리가 대한민국을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잘 이끌어가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소소한 문제들은 본질적 갈등으로 가지 않겠다"면서 "그래서 항상 중심이 튼튼하고, 중심 서로 간 소통을 잘하셔야 한다"고 했다.

정책위의장직에서 친윤계 3선 정점식 의원이 지연 끝에 교체되고 대구 출신 4선 김상훈 의원이 임명된 데 대해선 "결국 국가적 사업 필요성과 예산 당위성에 굉장히 정통해야 되기 때문"이라며 일단 정책통(通) 측면을 강조했다. 다만 "이건 제 뇌피셜(사견)인데 만약 정점식 전 의장이 미리 사의표명을 했다면 유임됐을지도 모르겠다. 이게 '논쟁'이 돼버린 순간 신임 대표가 이끌고자 하는 변화의 방향과 추동력에 반대 에너지가 생기지 않나"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가운데 김 전 의원은 2027년 대선까지 전망에 관해선 "(여당 전대에서) 한 대표가 가뿐하게 60몇%를 얻었다. 특정한 계기가 되면 현직 대통령의 마음이란 어마어마한 것이 (다른 후보로) 가는데도 이 결과가 나왔다"며 "당원들이 대통령의 마음이 어디있는지 다 알았음에도 '대통령 당신 생각은 당신 생각이고 우린 한동훈 갖고 개혁으로 가야겠다'고 한 게 아니냐"며 "더불어민주당 내 이재명 (전)대표 권력 구도가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겠구나"라고 비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는 제왕적 당대표일 따름이지 대통령처럼 국정 전반에 걸친 인사권이 있는 것도 예산 편성권이 있는 것도 아니다. 1당으로 거대한 국회권력만 갖고 있는데 당원·국민 민심이 어느 계기가 되면 한순간에 사라질수도 있다"며 "이 전 대표가 다음번 대선에 나간다는 건 천만의 말씀"이라고 지적했다. 현존 대권 지지도 선두 등 여론조사엔 "아무 의미가 없다"며, 마찬가지로 "심지어 (여당도) 한 대표가 아닌 또 다른 사람이 나올수도 있다"고 '민심'을 우선 변수로 들었다.

한편 4·10 총선 이후 정치권을 떠나있었던 김 전 의원은 "4월21일 출국해 80일 정도 해외여행 하다가 전대 직전에 들어왔다"며 "일단 (총선 패배에) 분이 안풀리더라. 어쨌든 저도 정치인들도 한명의 객체이다보니 개인 감정이 좀 있을 것 아닌가. 내 머릿속으론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해 난 이런 일을 하겠다'고 그림을 그려놓은 게 있는데 성취될 기회 자체가 날아가버리니 스스로에 대해서도 좀 화가 많이 나고, 뭔가 식히고 시각의 전환을 할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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