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끝났나’ vs ‘과도한 공포인가’…미 연준 ‘빅컷’ 전망도

김경민·김지혜 기자 2024. 8. 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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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장중 2400선 아래로 급락하기도 한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441.55에 코스닥은 691.28에 거래를 종료했다.2024.08.05 한수빈 기자

5일 ‘검은 월요일’을 보여준 국내 증시 폭락은 인공지능(AI) 산업의 거품론과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 등 악재가 깔려 있는 가운데 미국 경기가 침체됐다는 우려와 중동 불안에서 시작됐다.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연준)가 ‘빅컷(0.5%포인트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시장이 파랗게 질렸지만 아직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아 낙폭이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시장의 방향성을 종잡을 수 없는 만큼 단기적으로 증시의 변동성은 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시장에선 올해 상반기 자산시장의 호황을 이끈 요소들이 사라진 가운데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중동 불안까지 대형 악재가 겹쳐 증시를 끌어내렸다고 본다.

AI산업 관련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미국 대선 불확실성마저 커지면서 자산시장에 균열이 발생했다. 일본이 금리인상에 나서자 싼 엔화를 빌려 각국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트레이드’가 청산 조짐을 보이는 등 자금의 이동이 시작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미국의 경기 침체가 확실시된다는 우려와 중동 불안까지 겹쳐져 자산시장에 폭탄이 됐다. 나홀로 상승을 보여왔던 미국 시장이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고,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7월 실업률(4.3%)도 경기침체가 올 것이란 불안을 높였다. 특히 중동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까지 이어져 침체와 인플레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테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란 최악의 시나리오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한 자본시장전문가는 “하반기 성장 요인과 관련된 쏠림이 약화되고 실적도 흔들리다 보니 가치 평가가 다시 이뤄지고, 금리인하의 요인이 유동성 보단 침체라고 시장이 받아들이면서 낙폭을 더욱 키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시장에서는 미국이 9월 인하 가능성과 함께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 인하라는 ‘빅컷’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확산은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FOMC 회의에서 0.5%포인트 빅컷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세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 침체와 유가 급등 두가지 조합을 생각하면 연준이 과연 빅컷(금리 0.5%포인트 인하)라는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상당히 커지는 것”이라며 “연준이 빅컷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것까지 반영돼야 이정도의 폭락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금의 공포는 과도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경기 침체가 올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유종우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통은 해고가 많이 돼 실업률이 올라야 경기가 안좋다고 볼 수 있다”며 “지금은 일을 안하던 사람들이 고용시장으로 나와 노동 공급이 늘어난 여파다 보니 경기 침체로 직결해 해석하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당장의 불안심리가 해소되기 전까진 증시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자본시장전문가는 “반등은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 만큼 경기 침체나 고밸류의 상황 등 문제 자체가 수습될 때까지는 기다려야 된다”며 “2500선도 단기 바닥의 신호라고 보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경기 침체 우려가 상존할 것으로 예상돼 직전 고점인 2800선까지 단기간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주식 내 섹터를 교체 하는 등 보수적으로 대응을 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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