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합병 논란' 두산그룹…소통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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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적자 기업 두산로보틱스를 합병하기로 하면서 일부 주주들을 중심으로 큰 논란을 사고 있다.
연간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우량 기업인 두산밥캣을 잃게 된 주주들은 밥캣 1주당 두산로보틱스 주식 0.63주를 배정하겠다는 두산그룹의 입장을 납득하기 힘들다.
이런 측면에서 두산그룹이 앞으로 얼마나 진정성 있게 주주들과 소통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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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적자 기업 두산로보틱스를 합병하기로 하면서 일부 주주들을 중심으로 큰 논란을 사고 있다. 기업 가치 산정 방식을 놓고 그룹의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의 주식을 지나치게 저평가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이처럼 커지는 논란 속에 두산그룹이 사과문까지 발표했는데도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합병 과정에서 두산이 소액주주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연간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우량 기업인 두산밥캣을 잃게 된 주주들은 밥캣 1주당 두산로보틱스 주식 0.63주를 배정하겠다는 두산그룹의 입장을 납득하기 힘들다. 이렇게 주주들의 손해를 담보로 한 그룹 재편이 더더욱 주주들과 소통 없이 진행됐다는 것은 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미래를 위해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무조건 주주들이 반대해선 안된다.
그러나 소통하지 않은 상황에서 훼손된 기업 가치가 눈 앞에 뻔히 보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번 합병 과정에서 두산그룹이 주주들에게 제시한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것'이라는 합병 취지는 너무 먼 남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는 단기적으로 두산 오너 일가가 두산밥캣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 신뢰를 모두 잃을 수 있는 문제여서 더 심각하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소액주주를 희생했다는 프레임은 '100년 기업' 두산에게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두산그룹은 뒤늦게 자사주 소각과 조(兆) 단위 투자를 약속하는 등 사후약방문 식 처방에 나섰다.
그러나 이처럼 뒤늦은 대응은 금융감독원이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고,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를 통해 합병을 무산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랴부랴 뒤엎으려는 취지여서 그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향후 두산그룹 과제는 무너진 주주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합병 비율 재산정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 OCI그룹과 동원그룹의 경우도 지배구조 개편 당시 오너 일가의 배만 불려준다는 논란을 겪었다. 당시 두 그룹은 모두, 소액주주 불만을 해소하게 위해 새로운 합병비율을 제시하고, 급하게 갈등을 봉합했다.
이런 측면에서 두산그룹이 앞으로 얼마나 진정성 있게 주주들과 소통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향후 구조 개편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주주 가치에 대한 결정 내용, 재무안정성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투명한 소통으로 두산을 믿고 투자한 주주들에게 불확실성을 해소해주는 것이야말로 양측 신뢰를 회복하는 첫번째 걸음이다.
믿을 수 없는 기업에 투자하려는 주주는 없다.
사후약방문 같은 대처로는 주주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 주주와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실천하는 두산그룹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citize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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