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블랙웰 지연·인텔 파운드리 적자…"삼성전자에 기회"

박순원 2024. 8. 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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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엔비디아와 인텔의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삼성전자에 '호재'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인 '블랙웰' 시제품에서 설계 결함이 발견돼 납품 일정이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고, 인텔은 신성장 사업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에서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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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블랙웰 시리즈인 'H200' 제품 이미지. <엔비디아 제공>

미국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엔비디아와 인텔의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삼성전자에 '호재'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인 '블랙웰' 시제품에서 설계 결함이 발견돼 납품 일정이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고, 인텔은 신성장 사업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에서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를 공급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 동시에 경쟁자인 인텔과의 파운드리 격차도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은 최근 한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최근 고객사에 AI 가속기 블랙웰의 설계 결함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블랙웰 AI 가속기의 납품이 3개월 이상 지연돼 2025년 1분기에나 고객사에 인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납품 차질 보도에 대해 "올 하반기에 AI 가속기 생산이 늘 것이다. 루머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엔비디아 블랙웰 공정에는 HBM3E가 필수 재료로 쓰인다. 현재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으로부터 HBM3E를 납품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HBM3E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미 블룸버그 등은 삼성전자가 HBM3E 퀄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선 2~4개월 가량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엔비디아의 블랙웰 생산 지연 소식이 삼성전자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HBM3E 퀄테스트를 통과한 상황에서 블랙웰 양산이 지연 소식이 알려졌다면 이는 분명 삼성에 악재였을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이 퀄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보니 현재와 같은 블랙웰 납품 지연 소식은 삼성에게 좋은 소식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이 올 2분기 파운드리 사업에서 큰 적자를 낸 것도 삼성에는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인텔은 이달 1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28억달러(약 3조8000여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재건'을 선언하며 삼성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오는 2030년까지 탈환하겠다고 했지만, 가시적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 적자 확대와 기존 사업의 부진으로 인텔은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당장 3분기 전망도 암울하다. 업계에선 데이터센터 칩에 대한 지출 감소와 개인용 컴퓨터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인텔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인텔이 2나노, 1.8나노 공정 등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실제 성과를 보여준 적은 아직까지 없었다"며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부진은 TSMC 파운드리 추격을 목표 중인 삼성에 긍정적인 소식일 수 있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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