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뉴미디어로…올림픽 방송 ‘무게중심’도 이동[스경연예연구소]
방송가를 휩쓴 뉴미디어 바람은 올림픽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2024 파리올림픽이 지난 4일 여자 복싱 임애지의 동메달로 전체 일정의 절반 정도를 돌았다. 오는 11일 폐막하는 파리올림픽은 사격, 펜싱, 양궁, 수영 등 대한민국의 관심 종목이 초반에 쏠려 유례없이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TV 중계권을 가진 지상파 3사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였다. 애초 금메달 5개 정도로 예상되던 목표치가 초반 메달 레이스로 깨져나가기 시작하면서 더욱 큰 화제성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상파 채널 의외의 효자는 TV 중계가 아니었다. TV 중계의 시청률은 예전만 못하게 집계됐지만, 오히려 다양한 플랫폼을 앞세운 뉴미디어의 성과가 컸다. 다른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급격하게 뉴미디어 쪽으로 중심이 옮겨가는 방송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상파 3사의 중계 시청률은 대회 초반 확실히 예전 같지 않았다. 과거 곧잘 20%를 넘기던 개막식의 시청률은 이번 대회 3사 합계 3% 정도로 저조했다.(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하지만 초반부터 메달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시청률이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달 28일 열린 여자 공기권총 10m 결승 오예진의 금메달 시점에서는 KBS2 중계 시청률이 6.4%로 처음 5%를 넘겼으며, 29일 열린 남자 양궁 단체 결승 경기에서 MBC 중계가 10.5%로 10%의 벽도 넘었다.
양궁은 시청률 레이스도 주도해 지난 4일 열린 양궁 남자 개인 결승 김우진의 경기에서는 MBC 중계가 18.3%를 기록해 15%의 벽도 넘었다. 하지만 금메달 유력 종목 외에는 거의 3%를 밑도는 시청률이 대부분이었다.
대신 온라인의 뉴미디어 플랫폼들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30일 밤 온라인 중계권을 가진 아프리카TV의 스포츠 BJ 감스트의 중계방에는 15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몰렸다. 또 다른 뉴미디어인 OTT 플랫폼 웨이브 역시 중계권을 가졌는데, 주요 지상파 라이브 채널 동시 접속자 수가 바로 전달인 6월 대비 약 5.2배 늘어났다. 웨이브 측은 “신규 유료 구독자 수 역시 평소보다 2.3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지상파 역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뉴미디어 챙기기에 나섰다. 이번 파리올림픽 중계단에 특별 해설위원 자격으로 유튜버 침착맨(이병건)을 동행시킨 SBS는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까지 합류시켜 ‘침착한 파리지앵’이라는 대회 소개 콘텐츠를 론칭했다.
5일 기준 9회까지 공개된 이 콘텐츠는 다른 경기 리뷰 콘텐츠가 평균 3~4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반면 10만 건에 가까운 조회수를 올리며 뉴미디어 대표 콘텐츠로 부상했다. 다른 방송사들 역시 현장 직캠(직접 찍은 영상)이나 중계석 비하인드 영상 등을 꾸준히 업로드하며 뉴미디어 사용자들도 끌어모으는 중이다.
또한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 등도 출전 선수들의 ‘챌린지’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올림픽 열기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양궁이 호성적을 내면서 양궁 대표팀 김제덕이 그룹 세븐틴의 유닛그룹 부석순의 노래 ‘파이팅 해야지’의 안무를 따라 한 영상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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