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오른 거라도 있지”...삼전·SK하이닉스 10% 폭락에 망연자실
없어서 못파는 엔비디아의 AI가속기가 최소 3개월 가량 출시가 늦어질 수 있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블랙웰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대만 컴퓨텍스 2024에서 직접 공개한 차세대 AI 가속기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붙여 만든 이 칩은 AI·딥러닝·머신러닝 같은 분야에 특화돼 생성형 AI열풍 속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은 블랙웰 시리즈 가운데 최상위 모델인 ‘GB200’인 것으로 알려졌다. 5세대 HBM(HBM3E) 8개를 탑재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B200’ 2개와 중앙처리장치(CPU)를 붙인 GB200은 ‘슈퍼칩’이라고도 불린다.
디인포메이션 측은 “대만 TSMC 엔지니어들이 대량 생산을 준비하면서 결함을 발견했다”며 “엔비디아는 최대 고객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결함 및 생산 지연 사실을 알렸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HBM3E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고,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의 성능 검증을 거쳐 HBM3E 공급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중 8단 HBM3E을, 하반기 중 12단 HBM3E 대량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밀려드는 주문량에 HBM3E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전환하기도 했다. 블랙웰 신작 출시가 내년으로 지연되면 당장 하반기 실적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고객사 관련 일이다보니 이렇다할 입장을 섣불리 말하긴 어려운 처지”라면서도 “엔비디아의 결함설 부정에도 AI거품론이나 회의론 등이 대두되는 것에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I칩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나 TSMC에서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AI 공급망 자체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엔비디아 대변인은 이번 블랙웰 제품 출시 지연 보도와 관련 “블랙웰 기반 제품은 올 하반기부터 파트너에게 제공될 예정”이라며 “관련 루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인 세콰이어캐피털은 최근 보고서에서 “AI에 투자되는 모든 자금을 회수하려면 연간 약 6000억달러(약817조원) 매출이 창출돼야 하지만 빅테크 실적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지금처럼 대량으로 계속 구매할지 회의적”이라며 “AI 역시 과대 평가됐고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같은 ‘AI 거품론’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가속기의 결함 소식마저 들리자 투자 심리는 위축됐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 하락에 불을 지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일(현지시간) 6.67% 급락했고, 2일에도 1.78% 내렸다. 반도체 기업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이틀 동안 12.32%나 하락했다.
지난 상반기 미 증시 랠리를 주도한 엔비디아, 인텔 등 반도체 공룡들의 주가가 폭락하자 5일 국내 증시에서 시총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0.30% 하락한 7만1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같은 하락률은 지난 2020년 3월 19일 코로나 당시 하락률(7.24%)보다 훨씬 더 크다.
지난 2일 10.4% 급락한 SK하이닉스는 이날 9.87% 하락한 15만6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가 15만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3월 20일 이후 5개월여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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